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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사태 터질 때까지…정부 보호기관에 국외 신고는 1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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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돼 피살당한 한국인 대학생 박아무개씨의 부검 및 화장절차가 끝난 뒤 현지 법의학자와 경찰을 비롯한 당국자들이 사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돼 피살당한 한국인 대학생 박아무개씨의 부검 및 화장절차가 끝난 뒤 현지 법의학자와 경찰을 비롯한 당국자들이 사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캄보디아 구금 사태에서 보듯 국외에서 한국인 노동력 착취 등 인신매매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정부 보호기관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가족부 ‘중앙인신매매 등 피해자권익보호기관’(중앙권익보호기관)의 경우 2023년 7월 설립 이후 2여년 동안 해외에서 당한 인신매매 신고 건수가 1건에 그쳤다. 이 기관이 담당하는 인신매매는 성매매·성착취와 노동력 착취 등까지 포함된다.



27일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평등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중앙권익보호기관에 신고된 국외에서 내국인 인신매매 피해 접수는 2023년과 지난해 0건, 올해 7월까지 1건에 불과했다. 캄보디아 사례처럼 한국인이 외국에서 노동력 착취 등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이 기관과 연계되면 귀국 비용뿐 아니라 한국에 돌아온 뒤 의료·취업·법률 지원도 가능하다.



중앙권익보호기관은 2023년 ‘인신매매 등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인신매매방지법)이 시행되면서 만들어졌고, 성평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고 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수사와 관계 없이 피해자가 기관에 신고하면 사례 판정을 통해 지원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피해자 모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캄보디아 피해자들이 귀국 뒤라도 신고하면 중앙권익보호기관의 의료·취업·법률 지원을 받을 길은 열려 있다.



국외에서 성매매 등 성착취 피해를 당했을 때는 성등평부가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해서도 의료·법률·상담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5년(2020~2025년7월) 동안 국외에서 ‘1366’을 통한 내국인의 성범죄 피해 신고는 1건뿐이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법무부·대검찰청 등도 범죄피해자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복 지원이 어려운 만큼, 이용률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관계자도 “(인신매매방지)법 자체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경찰·법무부 등 관계 기관들을 상대로 인신매매 피해자로 의심되는 분들을 연계해달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신매매 피해자를 가장 먼저 접하는 수사기관, 출입국관리공무원 등의 경우 중앙권익보호기관으로 피해자를 연계하는 것이 의무가 아니다. 피해자 입장에선 수사기관 신고와 별개로 중앙권익보호기관에 피해 접수를 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용 실적이 떨어진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신매매 피해자가 지원책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달라고 경찰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인신매매방지법에 ‘가해자 처벌’ 조항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인신매매방지법으로 보호를 받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선 성매매방지법·근로기준법·장애인복지법 등 기존 법률을 이용해야 한다. 김남희 의원은 “중앙권익보호기관에서 인신매매 피해자로 보호를 받아도 가해자 처벌 등 실제 달라지는 게 없어 이용률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실효성 있게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외국인 보호에도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법집행기관들은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만나도 보호기관에 통보할 의무가 없어 실제로 외국인 피해자들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출국되는 경우도 있다”며 “입법적 문제를 개선하는 한편, 성평등가족부 역시 노동력착취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전문성을 보완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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