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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수사·기소 분리에 공감···보완수사는 권리 아닌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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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수사·기소 분리가 이뤄지더라도 보완수사권은 유지해야 한다고 다시 밝혔다. 노 대행은 서울동부지검이 수사 중인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수사권이 박탈돼도 보완수사권은 필요해 보인다’고 질의하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경찰이 제1방어선이면 검찰은 제2방어선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행은 “정보보고를 받아보면 경찰에서 송치돼 왔던 사건 중 진범이 가려졌다고 올라오는 사건,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어서 밝혀냈다는 사건, 배후가 누구였는지 밝혀냈다는 사건들이 하루에 50건 넘게 온다”면서 “그걸 읽어볼 때마다 보완수사가 이래서 필요하구나, 한 달이면 600건이고 1년이면 1만건 가까이 될 건데 이런 것들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구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는 권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의무”라며 “2차 저지선을 구축해서 범죄로부터 국민을 더 탄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보완수사권을 요구하는 것이지 권한이기 때문에 달라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노 대행 답변 후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수사 초기부터 법리 적용을 어떻게 할지 (경찰과) 상의하는 구조가 돼 왔으면 그게 보완하는 것”이라며 “보완이 필요한 거지 수사가 필요한 게 아니다. 그걸 합쳐서 보완수사라고 하면 수사권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노 대행은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청 폐지 법안이 통과됐는데,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거취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는 것”이라며 “그만두는 것은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5년간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법 위반이나 수사권 남용 등을 이유로 징계를 요청한 사례가 5건에 불과하다면서 검찰이 법에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지도 않은 채 보완수사권만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경찰을 제대로 통제하고 보완수사권을 달라고 하라”며 “언론플레이 하지 말고 보완수사권을 검찰이 직접 행사해야 한다는 근거를 내라”고 했다. 노 대행은 “의원님도 검사 시절 보완수사권을 행사해서 억울한 사람을 많이 구해냈지 않았느냐”며 “저희들이 잘못한 게 있으면 그걸 통제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국민을 위한 제도는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맞섰다.

노 대행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확증 편향을 제거한 상태에서 공판검사로 하여금 새롭게 (판단)하게 하자는 것이라면, 수사 상태에서도 확증 편향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다시 볼 게 아니라 제3자적 입장에서 인권을 보호하는 검사가 다시 한 번 보면 더 큰 시각에서 국민의 인권을 지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저희가 잘못한 부분은 엄하게 꾸짖돼 잘하는 부분은 계속 잘하게 해달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임은정 동부지검장이 이끄는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수사와 관련해 “실체에 상당히 접근해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조만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행은 ‘제기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내란 자금 마련 의혹에 대해선 진전된 내용이 있느냐’는 신동욱 의원 질문에는 “진전된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곽규택 의원은 이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세관 직원 가족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백해룡 경정이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진술만 믿고 진행한 무리한 수사가 문제의 본질” “백 경정은 자신의 수사가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수사외압이라는 다른 이유를 찾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임 검사장에게 “엄정 수사”를 당부하면서 이 의혹을 최초 수사한 백 경정을 검·경 합동수사팀에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신동욱 의원은 최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상설특검 수사를 결정한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과 관련해 상설특검이 수사를 마쳐도 민주당은 의혹 제기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노 대행에게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관봉권 띠지 분실 경위와 관련해 대검이 ‘윗선 개입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음에도 상설특검 수사가 결정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노 대행은 “저희들이 국민적 신뢰를 잃은 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상설특검에서 소상하게 진위가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박은정 의원이 ‘지귀연 재판부의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검 간부들이 만장일치로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묻자 “대검 참모들도 즉시항고, 보통항고라도 하자는 말이 많았는데, 최종적으로 심우정 (당시) 총장이 결정을 했다”며 “의견이 분분하니까 최종적으로 심 총장이 결정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는 의미의 만장일치”라고 답했다. 당시 노 대행은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이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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