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2025.8.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국민연금공단 이사회 내 노동계 목소리를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막강한 주주권을 지닌 국민연금의 민간기업 경영 개입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26일) 본회의에서 국민연금공단이 노동이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지난 2022년 8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의무가 시행된 데 따른 후속 입법이다.
이사회 10명으로 증원…노동계 몫 2명→3명
이번 개정안 통과로 공단 이사회 구성은 기존 9명에서 10명으로 1명 증원된다. 새로 추가되는 노동이사는 '3년 이상 재직한 공단 소속 근로자' 중에서 선임된다.
선임 방식은 근로자대표(과반수 노조의 대표)의 추천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 사실상 노조 대표가 추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구조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국민연금지부 단일 노조만 존재한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지점은 이사회 구성이다. 현재 공단 이사회(9명)에는 이미 노동조합 연합단체가 추천하는 '근로자 대표' 몫의 비상임이사 2명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공단 내부 직원을 대표하는 노동이사 1명이 추가되면, 사실상 10명의 이사 중 3명이 노동계의 입장을 대변하게 된다. 나머지 이사회 구성원은 사용자·지역가입자·수급자 대표 각 2명과 정부 당연직 이사 1명으로 채워진다.
이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쟁점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국회 검토보고서를 통해 "노동이사제 도입 시 (기존 근로자 대표 2명 외에) 직역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공식 의견을 낸 바 있다.
경영계 등 민간기업 압박 우려 제기…"노동계 이사와 다르다" 반론도
경영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노동계 입김이 커질 것을 우려한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한 '큰손' 주주라는 점에서다.
노동계 입김이 커진 이사회가 국민연금의 막강한 주주권을 활용해 민간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거나, 이른바 '연금사회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국민연금이 투자한 민간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노동이사제 도입' 안건이 올라올 경우, 노동계 성향이 강해진 국민연금 이사회가 이에 동조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민간 기업들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 등과 맞물려 각종 경영사항에 대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기존 '근로자 대표 2인'은 전체 사업장 가입자를, '노동이사'는 공단 소속 노동자를 대표하는 것이라 목적이 다르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영 개입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국민연금 가입자 비중에 비해 노동자의 목소리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노동계의 입김이 지나치게 강화되는 등 부작용의 발생 여부는 제도 시행 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는 즉시 시행되지만 실제 선임까지는 절차적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법이 어제 통과돼 아직 향후 공모 절차나 진행 방식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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