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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다 틀렸다…아르헨 중간선거서 ‘친트럼프’ 밀레이 여당 압승

중앙일보 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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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선거 결과를 접한 후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선거 결과를 접한 후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여당 ‘자유전진당(La Libertad Avanza·LLA)’이 극적인 압승을 거뒀다. 수세에 몰렸던 밀레이 정부는 임기 4년 중 남은 2년여간 국정 운영의 동력을 되찾게 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등 현지 매체는 26일(현지시간) 개표 99% 기준으로 자유전진당이 하원에서 40.68%(64석)를 득표해 야당 페론주의연합(31.70%·44석)을 제치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상원의 경우 여당은 42.08%(13석), 야당연합은 28.41%(4석)를 득표했다. 총 범여권 의석은 전체 257석 중 약 110석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득표율 35% 이상을 확보해야 개혁 입법 추진에 필요한 최소 거부권 의석(최소 3분의 1·86석)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훌쩍 넘은 수치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중간선거 개표 90%이상 기준. 보라색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여당. 사진 아르헨티나 개표 사이트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중간선거 개표 90%이상 기준. 보라색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여당. 사진 아르헨티나 개표 사이트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전체 의석(257석) 가운데 절반 가량인 127석과 상원 의원(전체 72석) 3분의 1인 24석을 두고 여야간 접전을 벌였다. 현재 자유전진당은 상원에서 6석, 하원에서 40석을 보유 중이다.

여당은 오랫동안 좌파의 텃밭이었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여당(41.5%)은 야당연합(40.8%)을 1%포인트 미만 차이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그의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가 26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선거 결과 발표 후 여당 본부 밖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그의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가 26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선거 결과 발표 후 여당 본부 밖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밀레이 대통령은 승리가 확정되자 부에노스아이레스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자유의 날”이라며 “자유와 책임을 믿은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혁을 멈출 수 없으며 멈추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와 여당이 중도 성향 군소정당 소속 상·하원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에서 처음 전국적으로 도입된 단일 투표용지 제도는 공정성과 투명성의 상징”이라며 제도 개혁의 성과도 강조했다. 이날 선거에선 부정선거 시비를 막기 위해 단일 투표용지를 처음 도입했다고 현지 매체 클라린이 전했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페론주의 연합 지지자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페론주의 연합 지지자들. 로이터=연합뉴스



현지 매체는 일제히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야당의 승리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밀레이 정부는 출범 이후 강력한 긴축정책을 추진해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했다. 취임 전 12.8%이던 월간 물가상승률을 지난달 2.1%로 낮췄고, 재정수지도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전기·교통 보조금 삭감과 공공지출 축소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이 컸고, 밀레이 대통령 여동생의 부패 스캔들까지 터졌다. 결국 지난달 7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며 밀레이 정부의 몰락이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구원의 손길을 뻗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밀레이 정부의 승리를 조건으로 최대 400억 달러(57조 2680억 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 밀레이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밀레이가 성공하면 아르헨티나도, 미국도 함께 번영할 것”이라는 노골적인 지지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 때문에 이번 압승은 ‘트럼프 효과’의 결과란 평가가 나온다.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안드레스 마르티네스-페르난데스 라틴아메리카 선임 정책 분석가는 뉴욕타임스에 “밀레이의 친미 리더십이 가져온 성과”라고 평가했다. 외신은 여당의 승리가 “백악관에 반가운 소식이 될 것(로이터통신)”이라며 “선거 직후 채권과 주식이 급등세를 보일 것(CNBC)”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동시에 “이번 승리로 개혁 속도가 더 빨라질 경우 페소화의 과대평가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당의 승리를 접한 뒤 트루스소셜에 “밀레이가 훌륭한 일을 해냈다. 그를 향한 우리의 신뢰는 아르헨티나 국민의 지지로 정당화됐다”는 축하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어진 게시글에 “밀레이 당의 캠페인 수장인 트럼프 때문에 이번 선거가 어려웠다”는 아르헨티나 야당 유력 정치인의 글을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글에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국민을 믿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당신은 아르헨티나 공화국의 위대한 친구이자 끊어선 안 될 동맹 관계”라며 “전 세계 인구의 90% 이상을 빈곤에서 구제한 서구 문명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선거 결과를 접한 후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선거 결과를 접한 후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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