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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북한 규탄 못하는 '국민의 군대'

머니투데이 김인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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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北 탄도미사일 '규탄' 빼고, 휴전선 침투 사실 알려지자 공지…국감선 軍 아닌 '정치인 언어' 구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월28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8월 27일 조선인민군(북한군) 총참모부직속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방문하시고 저격수 구분대와 특수작전 구분대 훈련실태를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월28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8월 27일 조선인민군(북한군) 총참모부직속 특수작전 훈련기지를 방문하시고 저격수 구분대와 특수작전 구분대 훈련실태를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노동신문)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도발 국면을 만들 때 수년간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빠지지 않고 내놓은 메시지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들어 북한이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22일 합참의 공지에는 이런 문구가 없었다.

대북 유화책을 펼친 문재인 정부에서도 규탄 메시지는 있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사흘 만에 북한이 첫 탄도미사일을 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무장한 북한군 2명이 지난 19일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넘어 우리 측 감시초소(GP) 200m 앞까지 침범했던 사실이 알려지자 군이 닷새 만에 공개한 일도 있었다. 당시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했는데, 200m 거리에서 북한군이 맞대응했다면 실제 교전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군은 북한군이 넘어오던 시점에 특이동향이 없다고 했다. 지난 4월 북한군 10여명이 휴전선을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사격이 있었을 땐 약 1시간 만에 이를 전파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8월엔 북한군이 대남확성기를 철거하는 동향을 식별했다고 군이 밝혔지만 북한은 "철거한 적도 철거할 의향도 없다. 허망한 개꿈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난 23~24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해·공군 국정감사에서 나온 말들도 우려스럽다.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대장)는 '비상계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명령을 안 따르겠냐'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전 안 한다. 적법하지 않으면 안 한다"고 했다. 적법 여부는 어떻게 판단하냐는 추가 질의엔 "적법에 대한 정보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영관급 장교들은 "상급자의 명령을 받으면 우선 수명 여부를 해석해야 하지 않겠느냐" "살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 죽고자 하면 반드시 죽는 '필생즉생 필사즉사' 분위기가 계엄 이후 더욱 커졌다" "부하에게 명령 내리기도 어려운 분위기" 등이라고 말했다.

최근 군의 메시지는 '군인의 언어'라기 보단 '정치인의 언어' 내지는 '외교의 언어'로 읽힌다. 국민이 바라는 모습은 비상계엄 여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군인의 모습이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국민의 군대'가 되려면 군인은 군인다워야 한다.

김인한 머니투데이 정치부 외교안보 담당

김인한 머니투데이 정치부 외교안보 담당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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