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황홀한 오로라 /블래치포드 레이크 롯지 |
별을 가장 잘 보는 법은 어둠 속에 잠기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쉽지 않다. 별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선 최소 450개 이상의 별을 한꺼번에 봐야 하는데, 우리의 눈이 도시의 빛에 오염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둠에 적응하면 비로소 하늘이 무너질 듯 박힌 별이 또렷해지며, 옅은 구름처럼 넓게 퍼진 것의 정체를 깨닫게 된다. 2025년 10월 1일 새벽 1시, 알래스카의 ‘캐치칸’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나는 처음 ‘오로라’를 봤다.
그것이 오로라라는 걸 안 건, 캐나다의 ‘옐로 나이프’까지 가서 그것을 본 친구의 증언 때문이었다. 친구는 두 눈으로 본 오로라에 실망했다. 카메라로 본 그것이 더 선명하고 아름다워서였다. 그 사실은 내게도 당혹스러웠다. 마치 자연보다 인공이 더 아름답다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직접 보는 것과 머릿속에 그리는 이미지에는 늘 차이가 생긴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자, 점점 더 선명한 빛들이 너울대며 춤추기 시작했다.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자 빛이 더 생생히 살아났다. 초록과 푸름 그리고 노란 선들이 하늘을 가르며 일렁였다. 알래스카 밤하늘에 물든 그 오로라는 내게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고 말한 프루스트의 문장과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함께 보여 주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
나는 줄곧 이별을 다루는 글을 써 왔는데, 이 칼럼 역시 ‘헤어져야 만난다’는 주제로 시작된 긴 여정이었음을 깨달았다. 429주간의 여정이었다. 좋았던 일, 뿌듯한 일, ‘코로나19’나 ‘핼러윈 참사’처럼 가슴 미어지던 일들까지, 그 긴 시간을 함께한 분들에게 어떤 감사를 전해야 할까. 곁에 있다면 다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인사하고 싶다. ‘말과 글’을 함께한 모든 분들께 다정한 고마움을 전한다. 이제 나도 침묵을 연습하고 다시 독자로 돌아가 더 좋은 글을 읽고 쓰고 싶다. 오로라도 별도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다시 어둠에 익숙해질 때까지, 잠시 눈을 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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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의 말과 글’ 연재를 마칩니다. 독자 여러분과 필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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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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