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
삼성전자와 애플의 ‘초슬림폰’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중고폰 시장에서도 다른 신제품보다 감가(減價)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초슬림폰은 가볍고 얇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양 대비 가격이 비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 갤럭시S25 엣지, 출시 5개월 만에 반값 이하로
24일 중고폰 가격 비교 사이트 셀셀(SellCell)에 따르면, ‘양호(good)’ 등급을 받은 애플의 아이폰 에어(256기가)는 최저가 486달러(69만9000원)에 매입되고 있다. 아이폰 에어는 미국 기준 출고가가 999달러(143만7000원)다. 출시 한 달 만에 감가율이 51%를 기록한 것이다. 아이폰 에어는 지난 9월 동시에 출시된 아이폰17, 프리미엄 라인인 아이폰17 프로맥스보다 감가율이 높았다. 출고가가 각각 799달러(114만9000원), 1199달러(172만4000원)인 두 모델은 감가율이 각각 46%, 44%다.
삼성전자의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미국 기준 출고가가 1099달러(158만1000원)인 갤럭시S25 엣지는 62% 감가돼 최저가 410달러(58만9000원)에 매입되고 있다. 갤럭시S25 엣지는 지난 5월 말 출시됐지만, 반년도 안 돼 60% 이상의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S25 엣지보다 약 4개월 앞선 지난 2월 초 출시된 갤럭시S25의 중고가와 비교해도 감가가 큰 편이다. 갤럭시S25 엣지의 감가율은 갤럭시S25 기본 모델 감가율보다 7%포인트(P) 낮으며,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25 울트라의 감가율과 같았다.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한 시민이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에어'(오른쪽)와 '아이폰17 프로'의 두께를 비교하고 있다./뉴스1 |
◇ 사양 낮은데 가격은 비싸… 아이폰 에어는 ‘단종설’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연이어 초슬림폰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및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7 시리즈 판매 초기 10일간 아이폰 에어 비중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의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도 마찬가지였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갤럭시S25 엣지 출시 후 첫 달 판매량은 19만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S25(117만대), S25+(84만대), S25 울트라(255만대) 대비 저조한 수준이다.
이러한 기조는 중고폰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중고폰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매물은 재고가 부족하기 때문에 감가율이 낮다. 하지만 아이폰 에어와 갤럭시S25 엣지는 동시에 출시된 신제품이나 먼저 나온 제품보다 낮거나 비슷한 감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슬림폰이 시장의 외면을 받은 이유로 ‘사양 대비 비싼 가격’을 꼽는다. ‘얇은 두께’를 위해 사양을 포기했지만, 가격은 비싸다는 것이다. 아이폰 에어의 두께는 5.6㎜로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지만, 배터리 용량은 줄어들었으며 후면 카메라도 1개뿐이다. 갤럭시S25 엣지 역시 전작 대비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후면 카메라 중 망원 렌즈가 빠졌다.
하지만 초슬림폰의 가격은 프리미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국내 기준 아이폰 에어의 출고가는 159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아이폰17 프로(179만원)보다 20만원 저렴하다. 갤럭시S25 엣지의 출고가도 149만6000원으로, 갤럭시S25 울트라(169만8400원)와 20만원 차이다.
아이폰 에어는 출시 1년도 안 돼 단종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협력 업체들이 내년 1분기까지 아이폰 에어 생산량을 80% 이상 감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궈밍치는 “아이폰 에어의 판매가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공급망 전반에서 생산 및 출하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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