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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본 안 지키는 나라, 국가 전산망 화재 터질 게 터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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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를 불러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건은 배터리 이전 과정에서 발생했다. 전기공사업법은 부실 공사를 막기 위해 전기 공사 하도급을 금지하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배터리 이전 공사를 수주한 업체가 이 법을 어기고 불법 하도급을 했다고 한다. 하도급 업체는 또 재하도급을 줬다. 이로 인해 당시 현장엔 전기 관련 자격증만 갖고 있을 뿐 배터리 이전 경험은 전혀 없는 작업자들이 투입됐다고 한다. 국가 핵심 시설 공사를 무경험자가 한 것이다.

이 지경이었으니 기본 안전 수칙도 지켜졌을 리 없다. 작업자들은 배터리 이전 전 충전율을 30% 이하로 낮추고, 절연복·절연 공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몰랐다고 한다. 사고 당시 배터리 충전율은 80%에 달했고, 작업자들은 절연 장비를 쓰지도 않았다.

정부의 관리·감독은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업체들은 불법 하도급을 숨기려고 재하도급한 업체 작업자들이 마치 자신들 업체 직원인 것처럼 입사 서류를 조작했다고 한다. 조금만 조사하면 이는 적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화재 발생 전까지 정부는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전에 어느 한 부문에서라도 기본을 지키고 대비하면 대형 사고나 참사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사고도 업체나 정부 어느 한 곳에서라도 기본을 지켰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서 기본을 지키는 태도가 심각하게 결여돼 있다. 그런 기능을 해야 하는 곳들이 고장 나 있다. 큰 사고가 나면 이 고장 난 부분을 찾고 고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은 큰 사고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 괴담까지 이용한다. 근본적으로는 이 정치권에 큰 책임이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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