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이달 초 발표될 M5 아이패드 프로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필자는 오히려 며칠 먼저 M4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했다. 애플이 M5 발표를 예고한 시점이었기에 곧 새 모델이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설이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전 세대 모델의 할인 조건이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M5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됐을 때 필자의 M4 버전은 아직 반품 기간이었다. 하지만 새 모델의 변화를 자세히 살펴본 뒤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M5로 바꾸는 것이 생각만큼 당연한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M4 모델을 구입하는 편이 비용 대비 훨씬 현명한 결정이 될 수 있다. 이미 M4 아이패드 프로를 갖고 있다면, 굳이 새 모델을 고민할 이유도 없다.
참고로 필자는 이번에 128GB M2 아이패드 프로를 처분하고 M4 모델로 바꿨다. 이전 모델도 영상 시청, 웹 서핑, 기사 작성 등의 사용 용도로는 충분했지만, 좋은 조건의 업그레이드 기회를 놓치기 어려웠다.
필자는 256GB 저장용량의 M4 아이패드 프로 기본 사양 모델을 꽤 좋은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기존 아이패드를 중고로 판매하고, 큰 금액 차이 없이 M4 모델로 업그레이드했다. 물론 몇 주만 더 기다리면 M5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할 수 있었지만, 그게 정말 큰 차이를 만들었을까? 솔직히 말해, 전혀 아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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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디스플레이, 사용 경험 모두 같다
디자인 측면에서 M4와 M5 아이패드 프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두 모델의 차이를 찾아내기 어렵다. 유일한 변화라고 할 만한 부분은 M5 모델의 뒷면에서 ‘iPad Pro’ 각인이 사라졌다는 점뿐이다. 그 외에는 지난해 M4 모델에서 처음 선보인 초슬림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됐다.
두 모델은 크기, 무게, 두께까지 완전히 동일하다. 그러나 공통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M4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 최초로 탠덤 OLED(Tandem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델이다. HDR 콘텐츠 재생 시 최대 1,600니트 밝기를 지원한다. 화면 품질이 단연 압도적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M5 아이패드 프로 역시 동일한 패널을 그대로 사용한다.
카메라 구성 역시 변화가 없다. 후면에는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전면에는 센터 스테이지를 지원하는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탑재됐다. 한때 M5 모델의 전면에 듀얼 카메라가 추가될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지만, 애플은 결국 해당 계획을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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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동일하기 때문에 애플은 M5 아이패드 프로용 액세서리도 새롭게 출시하지 않았다. 즉, 매직 키보드와 애플 펜슬 프로를 연결하면 M4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M5와 동일한 사용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사실 필자가 이전에 사용했던 M2 아이패드 프로에서 업그레이드를 고민했던 이유가 바로 매직 키보드였다. 새 키보드는 각도 조절 범위가 넓어졌고, 알루미늄 마감의 프리미엄 디자인, 상단 기능 키 추가 등으로 사용감이 확실히 좋아졌기 떄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개선점을 최신 모델을 사지 않고 M4 아이패드 프로에서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 밖에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동일하게 최대 10시간, 음향 성능이 뛰어난 쿼드(4개) 스피커 시스템 역시 그대로이며, 썬더볼트 4를 지원하는 USB-C 포트도 동일하다.
M5 아이패드 프로는 무엇이 다른가?
물론 이번 세대에도 새로워진 부분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칩셋이다. 2025년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 제품군 중 최초로 M5 칩을 탑재한 기기로, 몇 가지 흥미로운 개선점이 포함됐다. 애플에 따르면, 새 GPU는 M4 대비 최대 45%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하며, AI 연산을 처리하는 뉴럴 엔진 역시 성능이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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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맥북 프로 테스트 결과에서도 M5는 그래픽 처리 능력에서 상당한 성능 향상을 보였다. 다만 CPU 성능은 M4보다 약 15% 정도 빠른 수준에 그쳤다.
솔직히 말해, M2 아이패드 프로도 기본적인 사용부터 간단한 게임까지 거의 모든 작업에서 충분히 빠르다고 느꼈다. 그런데 M4 칩으로 바꾸자 전체적인 반응 속도와 처리 성능이 한층 더 매끄러워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 M4와 M5의 성능 차이를 체감할 사용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RAM 구성이다. M5 아이패드 프로는 기본 사양부터 12GB RAM을 탑재하고, 1TB 및 2TB 모델은 16GB RAM까지 확장된다. 이전 세대인 M4에서는 256GB·512GB 모델이 8GB RAM에 그쳤다. 즉, 이번 세대는 상위 모델뿐 아니라 기본 모델에서도 메모리 여유가 커진 셈이다.
이런 개선점은 AAA급 고사양 게임을 즐기거나, 아이패드에서 로컬 AI 모델을 직접 구동하려는 사용자에게는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외에는 현재 이 정도의 하드웨어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아이패드 앱이 거의 없다. 즉, M4 아이패드 프로만으로도 대부분 작업을 전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애플은 이번 M5 아이패드 프로에서 연결성 부분도 강화했다. 새 모델에는 아이폰 17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애플 설계 칩 ‘N1’이 탑재됐으며, 이를 통해 와이파이 7과 블루투스 6을 지원한다. 전작인 M4 아이패드 프로는 와이파이 6E와 블루투스 5.3까지만 지원한다.
물론 와이파이 7은 와이파이 6E보다 이론상 훨씬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하지만 집에 와이파이 7 공유기나 네트워크 환경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면, 당분간 그 차이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아직 블루투스 6을 지원하는 주변기기도 시장에 거의 없다.
셀룰러 모델을 선택한 사용자라면 좀 더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은 이번 M5 아이패드 프로에 직접 설계한 5G 모뎀 ‘C1X’를 탑재했는데, 애플에 따르면 5G 속도가 최대 50% 빨라지고 전력 소모도 감소했다. 물론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성능은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또 하나의 작은 차이는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 시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현재 60Hz까지 지원하는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어서, 이 부분 역시 당장은 체감할 변화가 없다. 참고로 M5 아이패드 프로는 30분 만에 배터리 50%까지 충전 가능한 고속 충전 기능도 지원하지만, M4 모델의 충전 속도 역시 이미 충분히 빠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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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도 충분히 괜찮다
M4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하면서 지금의 성능으로도 충분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정도 성능이면 더 강력한 칩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그 덕분에 새로 나온 M5 모델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두 모델의 디자인과 액세서리 호환성이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새 모델을 사지 않았다고 해서 무언가를 놓쳤다는 느낌도 없다.
물론 아이패드를 생성형 AI 작업, 3D 렌더링, 혹은 ‘레지던트 이블 4’ 같은 콘솔급 게임에 자주 활용할 계획이라면 M5 아이패드 프로가 더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용자에게는 M4 아이패드 프로가 여전히 매우 좋은 선택이다. 신형 모델보다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도 실사용 경험은 거의 동일하다. 할인 제품이나 리퍼 모델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신 기술은 언제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말로 ‘최신’이 필요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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