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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절반도 못 채우는 육군 부사관, 간부 떠나는 기형적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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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무개차에 탑승해 사열하고 있다. 왼쪽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계룡=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무개차에 탑승해 사열하고 있다. 왼쪽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계룡=뉴시스


육군 부사관 충원율이 지난해 42%에 그쳤다. 정원의 절반도 못 채운 충격적 수치다. 사관생도와 위관장교들도 군을 떠나는 인원이 부쩍 늘고 있다. 이들 초급간부는 군의 뼈대이자 허리로 불리는 핵심전력이다. 전체 군 간부의 40%에 달하는 임관 5년 미만의 장교와 부사관을 일컫는다. 하지만 예비 간부는 군에 가길 갈수록 꺼리고, 기존 간부는 상대적 박탈감에 등을 돌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병사 월급을 200만 원으로 올리는 사이 초급간부의 처우 개선을 등한시한 결과다. 말로만 국방개혁을 외칠 때가 아니다. 군인을 붙잡아 두지 못하는 기형적 군대를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군 당국이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 부사관 충원율은 2020년 95%에서 지난해 42%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해군은 90%에서 55%, 공군은 100%에서 69%로 추락했다. 반면 전역을 희망하는 초급간부는 최근 5년 동안 두 배 넘게 급증한 상태다. 야전에서 병사들과 직접 몸을 부딪치며 실질적으로 병력을 지휘하는 국군의 근간이 군을 외면하는 실정이다. 병사 복무기간이 18개월로 줄어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데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걱정이 앞선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올해 임관한 육군사관생도는 당초 정원의 67%에 불과, 3분의 1은 중도에 포기했다. 심지어 공군 학군사관(ROTC)은 임관율이 56%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창끝 전투력의 핵심인 초급간부들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일주일 전 초급간부와의 간담회에서 “장병 복무여건 개선은 제1의 목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방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통수권자도 국방수장도 한결같이 특단의 대책을 약속했다. 당장 바뀌지 않는다면 전투력 발휘는 고사하고 작전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북한의 군사위협은 날로 커져가는데 우리 군 내부는 삐걱대며 점차 힘이 빠지고 있다. 더는 방치할 수 없다. 치명적 위기로 치닫기 전에 초급간부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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