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계엄 선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휴대전화를 재차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추가 정황을 포착하기 위해 압수수색 대상 기간을 늘린 영장을 다시 발부받았다.
2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내란 특검은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에 가담했다는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 박 전 장관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은 앞서 지난 8월 박 전 장관 자택을 비롯해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한 차례 마쳤다. 특검은 당시 압수수색 대상 기간을 박 전 장관이 취임한 지난해 2월20일부터 계엄 선포 다음 날인 12월4일까지로 적어 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대상 기간을 12월3~4일 이틀로 대폭 제한한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압수수색할 물건이 전기통신에 관한 것이면 대상 기간을 기재해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피의사실과 무관한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이 압수수색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법원이 압수 대상 및 방법을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특검은 계엄에 대한 박 전 장관의 위법성 인식을 제대로 살피려면, 계엄이 선포된 당시 전자정보만 들여다보는 작업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 등 계엄에 관해 처음 언급한 시점으로 지목된 지난해 3월을 비롯해, 이른바 ‘계엄 준비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지난해 하반기에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박 전 장관의 발언 등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번엔 특검의 청구를 받아들여 대상 기간을 늘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 회의에서 ‘충암파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한 지난해 9월 초를 주목한다. 당시 회의에서 국민의힘 측이 민주당의 의혹 제기를 ‘거짓 선동’이라고 비판하며 “헌법에 따라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당연히 대통령은 따라야 한다. 국회의원을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할 수 있나”라고 묻자, 박 전 장관은 “계엄 효력을 갖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특검은 이 발언을 두고 박 전 장관이 ‘군·경을 동원한 국회 봉쇄는 불법계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근거라고 본다. 계엄 선포 석 달 전 박 전 장관의 발언에 비춰보면, 계엄 당시 일체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 1호 1조 자체의 위법성을 박 전 장관이 몰랐을 리 없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이 이번에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는 지난해 9월도 대상 기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압수수색에 앞서 구상엽 당시 법무실장, 승재현 인권국장 등 계엄 당일 박 전 장관이 소집한 법무부 실·국장 회의 참석자들을 소환해 보강 조사를 이어왔다. 오는 23일에는 박 전 장관을 다시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진술 내용과 압수수색물 분석 등을 거쳐 박 전 장관의 위법성 인식을 입증할 증거를 다각도로 수집한 후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