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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계엄의 밤 박성재, ‘포고령 위헌’ 수차례 듣고도 침묵”···특검, 증언 토대 법무부 회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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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선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불법계엄 선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3일 법무부 실·국장 회의에서 포고령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의견을 듣고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는 당시 회의 참석자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은 이 회의에서 실·국장 최소 3명으로부터 지적받은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박 전 장관이 인식하지 못했을 리 없다고 보고 있다.

2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은 전날 승재현 법무부 인권국장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이 진술은 특검이 승 국장을 상대로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3일 11시30분쯤 박 전 장관이 소집한 법무부 실·국장 회의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한 조사를 하면서 나왔다.

특검은 구체적으로 승 국장으로부터 당시 회의에서 “일체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 1호 1조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 시 계엄을 해제한다고 명시한 헌법 77조에 반한다. 포고령이 이렇게 되어있으면 내일 분명히 많은 기자가 질의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반드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조사에서 승 국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박 전 장관이 화를 내진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때는 회의가 끝날 때쯤으로 류혁 전 감찰관이 “계엄 관련 지시나 명령이 내려와도 따를 생각이 없다”며 회의 참석을 거부한 채 나간 직후였다. 앞서 정홍식 국제법무국장도 ‘계엄의 위법성을 따져보자’고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고령의 위법성 검토는 회의가 끝나고서야 구상엽 당시 법무실장이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회의 직후 법무부의 또 다른 간부도 승 국장 등과 “포고령에는 헌법에 반하는 부분이 있다. 법무부는 엄정하게 중립을 지키는 게 적절하다”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법무부 실·국장들 사이에선 당시 계엄의 위법성에 관한 논의가 어느 정도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실·국장들한테 ‘계엄이 위법하다’ ‘위법성 검토가 필요하다’ 등 건의를 여러 차례 듣고도 곧바로 계엄의 절차적·실체적 하자 등을 따져보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그가 최소한 미필적으로나마 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도 계엄을 유지하기 위해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등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구 전 실장이 포고령의 위법성을 검토한 상황에 대해서도 박 전 장관이 언제 어떻게 지시했는지, 구체적 인과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앞서 지난달 류 전 감찰관과 정 국장을 조사한 데 이어 이번주 구 전 실장, 승 국장까지 소환하는 등 박 전 장관의 위법성 인식을 입증하기 위한 보강 조사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포고령 내용 등을 잘 알지 못해 계엄이 위법한 줄 몰랐다’는 박 전 장관의 주장을 확실히 깨기 위해 다각도로 추가 증거를 수집하겠다는 취지다. 박 전 장관도 오는 23일 다시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보강 수사를 마치는 대로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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