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증시에 동시 상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중 '나스닥 채권혼합 액티브' 상품이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상장한 ETF 5종 중 전날 기준 가장 큰 순자산 규모를 기록한 상품은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다. 이 상품은 순자산 372억원을 기록했다.
2위도 나스닥 관련 채권혼합 상품이 차지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미국나스닥채권혼합50액티브' 순자산은 265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상품은 같은 날 상장한 'HK 머니마켓액티브(220억원)' 'PLUS K방산레버리지(212억원)' '1Q K소버린AI(101억원)'보다 높은 순자산을 기록했다.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와 KoAct 미국나스닥채권혼합채권혼합50액티브는 미국 나스닥 거래소 상장 종목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비교 지수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의 비교 지수는 나스닥100지수와 채권을 절반씩 담는다. 반면 KoAct 미국나스닥채권혼합채권혼합50액티브의 비교 지수는 나스닥종합지수와 채권을 절반씩 투자한다.
나스닥종합지수는 나스닥에 상장된 3000여 개 기업 주가를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추종하지만, 나스닥100지수는 이중 상위 100개 기업만을 추린다.
로빈후드, 스포티파이, GE버노바 등이 나스닥에서 거래되지만 나스닥100지수에는 포함되지 않은 주요 종목이다. 나스닥종합지수에서 나스닥100 기업이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약 80%다.
두 지수는 올해 비슷한 성과를 내고 있다. 나스닥종합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17.58%, 17.97% 상승했다.
이에 상장 초기인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와 KoAct 미국나스닥채권혼합채권혼합50액티브의 수익률도 출시 이후 각각 1%대로 비슷하다.
다만 몇 달 후에는 두 상품의 성과가 서로 엇갈릴 수 있다. 두 상품이 액티브 ETF이기 때문이다.
기초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운용사의 운용 능력이 좌우한다.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와 KoAct 미국나스닥채권혼합채권혼합50액티브는 나스닥 관련 채권혼합지수를 비교 지수로 하지만, 실제 수익률은 펀드매니저의 투자 역량이 좌우한다.
이날 기준으로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상위 종목이다. 나스닥 시총 1~3위를 비중 1~3위로 담았다.
반면 KoAct 미국나스닥채권혼합채권혼합50액티브가 가장 많이 담은 주식 종목은 팰런티어, 엔비디아, 테슬라다. 더 적극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나스닥종합지수와 나스닥100지수 수익률 차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
지난 5년간 나스닥100지수는 107% 올랐지만 나스닥종합지수는 93% 상승했다. 약 14%포인트 차이가 있다. 최근 5년은 나스닥100이 우위를 보였지만, 기존 주도주가 약세를 보이며 두 지수 성과가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두 ETF는 투자자들의 퇴직연금계좌(DC·IRP) 활용 수요를 노린 상품이다. 현행 규정상 퇴직연금 계좌에서 위험자산 비중이 70%를 넘을 수 없어 주식형 ETF 투자는 계좌의 70%까지만 가능하다.
그러나 퇴직연금 계좌에서 채권혼합 ETF를 활용하면 주식 노출도를 최대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채권혼합 ETF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위험자산 비중 제한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공격적 투자자들은 주식형 ETF로 주식 노출을 70%까지 가져가고, 나머지 30%에선 주식을 담은 채권혼합형 ETF를 추가로 담는다.
2023년 지수형 채권혼합형 ETF의 주식 비중 최대 한도가 40%에서 50%로 늘어나자 주식 비중을 50%가량 가져가는 채권혼합형 상품이 국내 ETF 시장의 새 격전지로 부상했다.
원래 주식 비중이 30~40%였던 기존 채권혼합형 상품들도 최근 들어 50%로 끌어올리고 있다.
채권혼합형 ETF 중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은 나스닥 투자 ETF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날 국내 상장된 채권혼합형 ETF 중 S&P500지수 기반 상품은 4종이다. 나스닥 관련 지수(나스닥종합 1종, 나스닥100 4종) 기반 상품은 5종이다. 최근 몇 년간 미국 기술주가 높은 성장성을 보여왔던 만큼 시장의 신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연금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최대로 가져가는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성장성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 ETF는 미국 테크 대표지수와 미국 단기국채, 그리고 달러 자산까지 한 번의 투자로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금투자에 최적화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양희창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혁신 산업 특성상 기술 트렌드와 주도 기업의 변화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패시브 지수 추종보다는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대응이 가능한 액티브가 유리하다"며 "해당 ETF는 연금계좌에서도 나스닥 액티브 ETF에 100%까지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최적의 상품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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