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머니페스타 2025’에서 염승환(왼쪽부터)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이 강연하고 있다. 이상섭·임세준 기자 |
“서울 아파트값과 반도체는 같은 상황입니다. 공급이 막혀 사이클이 길게 이어지는 구조죠.”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
“지금의 상승은 버블이 아니라 펀더멘털 변화를 선반영한 결과입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며 산업 지형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조선가격지표가 2008년 고점을 밑돌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지금이 바로 슈퍼사이클 구간입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
지난 17일 서울 강남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 2025’에서는 증권가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 3인이 잇따라 무대에 올라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각각 증시 전반, AI 산업, 조선업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자본의 흐름·기술 혁신·산업 구조가 동시에 변곡점을 맞고 있는 ‘2025년 투자 지형도’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
염 이사는 ‘코스피5000과 달라진 세상에서 현명한 투자하기’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현 정부의 방향성을 거론하며 지금은 주식의 시간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정책의 방향은 명확하다. ‘부동산 대신 주식’”이라며 “대출을 사실상 차단해 부동산 투자를 어렵게 만든 만큼 자본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자금이 모여드는 주식 시장에서 눈여겨 볼만한 투자처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라고 강조했다. 염 이사는 “AI 투자 사이클은 과거 IT 초기 패턴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7년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6~7월을 업황 고점으로 보되, 주가는 이를 약 6개월 선행하는 만큼 상반기까지는 보유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 역시 중간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매도 신호로 보기보다 매수 기회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한국은 ‘이재명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과 ‘트럼프 정부의 원전’이라는 두 방향의 정책 수혜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드문 시장이라고도 강조했다. 염 이사는 “국내는 신재생, 미국은 원전 중심으로 정책 축이 갈라진다”며 “국내에선 태양광·ESS 확대의 직접 수혜가 예상되고, 미국 원전 증설은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 등 한국 기업에 기회”라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산업과 유망 기업 소개’ 강연에서 “반도체 주가가 급등했지만 고민의 정점은 오픈AI”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오픈AI·오라클과 함께 추진 중인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비롯해, 각국 정부가 국가 주도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B2B 수요, 특히 AI 서버용 반도체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센터장은 “AI 서버·HBM 중심의 메모리 시장은 2028년 1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AI 인프라 투자는 아직 초입 단계”라고 짚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실적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 부담은 있지만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다. 조정 시 매수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반도체 기업 매출은 대부분 달러로 발생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은 오히려 원화 약세 수혜로 작용한다”며 “AI 서버 관련 장비·부품은 무관세 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관세 이슈에도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AI 투자에서 중요도가 높지 않다고도 했다. 노 센터장은 “전체 수요의 한 80%가 중국이지만 다 저가 AI 반도체다”며 “고성능의 AI 반도체는 대부분 미국 기업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스타게이트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의 시장 점유율 90%가 미국”이라고 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풀리지 않는 국제정세 속 조선업 투자자는 어디로 항해해야 하나’를 주제로 “조선업은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며 “구조조정을 마친 뒤 경쟁자마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장기침체를 거쳐 진입장벽이 높아졌고, 이제는 한국과 중국이 전 세계 조선시장을 양분하는 과점 산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수에즈운하 선박 좌초 사태로 물류 대란이 발생했고, 운임이 5배 급등하면서 선사들이 2년 반 만에 60년치 이익을 냈다”며 “이후 교체·증설 수요는 계속됐지만 조선소 수가 줄어 공급 격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규제 환경도 조선업의 다음 사이클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0’을 목표로 하지만, 현재 에너지 전환이 완료된 선박은 전 세계 2500척,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며 “친환경 교체 수요가 폭발하면 산업 성장의 2단계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해양방산 재건 프로젝트(MASGA)가 구체화될 경우 연 수백억달러 규모 신규 시장이 열린다”며 “조선산업은 경기 민감형을 넘어 안보 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 위원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여전한데다가, 대형 프로젝트로 인해 거대한 신규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렸다”며 “‘국장’ 투자자라면 조선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김유진·심아란·유동현·신주희·문이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