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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출절벽’ 현실화…강력 규제에 ‘막차 수요’도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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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강력한 대출 및 부동산 규제를 내놓으면서 연말 ‘대출 절벽’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줄어든 대출 목표치에 부합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점차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1∼12월 영업점당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판매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한다. 입주자금대출 한도도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 줄인다. 다만 대출상담사를 통한 신규 대출은 열어 두고 모집법인별로 월별 한도를 관리할 방침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막았다. 신한은행은 올해 말 실행분까지 대출상담사를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전면 중단했고, NH농협·하나은행은 11월 실행분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전세대출 한도가 소진돼 신규 신청을 받고 있지 않다.

정부는 지난 6·27 대출 규제책 발표 때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전 금융권의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절반 수준으로 감축한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이미 신한·농협은행은 연간 목표치를 초과했고, 하나(95%)·국민(85%)은행도 목표치가 거의 찼다.

여기에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져 부동산을 사는 경우를 막겠다’는 취지로 지난 7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되면서 개인별 대출 한도도 줄었다. 일례로 연소득 6000만원 직장인이 수도권에서 30년 만기, 연 4% 변동금리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2단계 규제에서는 3억64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던 사람이 3단계 규제에서 3억5200만원만 받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한도가 6700만원 줄어든 셈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강력 규제에 ‘막차 수요’ 몰려…신용대출↑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주춤했던 은행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지난달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6483억원으로 전월 말(764조949억원)보다 1조5534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약 971억원 정도로, 8월(하루 약 1266억원)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9월(399억원)의 약 2배 수준이다.

주담대(+7097억원)은 지난달과 비슷하게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8763억원 급증하면서 6·27 규제 전인 지난 6월(+1조876억원) 이후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정부의 추가 규제를 앞두고 한도가 줄기 전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상호금융 등에서 자동차담보대출 신청이 급증하는 등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27 규제 시행 이후 약 두 달간 저축은행에 접수된 개인 자동차담보대출 신청은 총 24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영업일 기준 일평균 5636건으로, 대출 규제 이전인 올해 1∼5월 일평균 신청 건수인 2230건보다 약 2.5배 늘었다.


◆여당 “주택 공급계획 올해 안으로”

연이은 규제로 시민들의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자 금융권에서는 적절한 주택 공급 대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거래 위축과 자금 경색으로 실수요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은 올해 내로 서울 내 주택 공급 물량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규제 중심이었던 10·15 대책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정이 서울 내 특정 지역(구)에 특정 호만큼 공급 물량을 발표할 계획이 있나’란 질문에 “(당) 정책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사항”이라며 “긍정적으로 검토가 끝나면 연말·연초쯤 발표하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급계획에는 공공청사나 학교, 버스 차고지 등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 원내대표는 “유휴부지가 없지는 않다. 유휴부지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며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주택공급용) 유휴부지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재건축·재개발 완화 관련 법·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보유세 강화는 응능부담”…인상 시사?

정부가 전반적인 부동산 세제개편에 나서는 가운데 ‘보유세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보유세는 저렴하고 양도세는 비싸 수도권 집값 폭등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동행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는 부동산 보유세는 낮고, 양도세는 높다 보니 ‘락인 이펙트(Lock-in Effect·매물 잠김 현상)’가 굉장히 크다. 팔 때 비용(양도세)이 비싸다 보니 안 팔고 그냥 (집을) 들고 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응능부담’에 해당한다”고도 말했다. 응능부담이란 납세자 부담 능력에 맞게 공평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 원칙으로, 조세 형평성을 고려하면 보유세 인상이 적절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꼭 다주택뿐 아니고 (한 채의) 고가 주택 같은 경우도 봐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50억원짜리 집 한 채 들고 있는 데는 (보유세가) 얼마 안 되는데 5억원짜리 집 세 채를 갖고 있으면 (보유세를) 더 많이 낸다면, 무엇이 형평성에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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