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선수단이 1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1 2025 33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승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은 K리그 최초로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전주=연합뉴스 |
프로축구 K리그가 3년 연속 '유료관중 300만 명 돌파'라는 역사를 썼지만 그 이면에는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던 전북 현대는 조기 우승의 꽃을 피웠으나, '디펜딩 챔피언' 울산HD는 신태용 전 감독 경질,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로 논란에 논란을 더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일 2025시즌 K리그 유료관중이 총 306만3,66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K리그1과 K리그2에서 각각 204만7,564명과 101만6,102명을 합친 수치다. 2018년 유료관중 집계를 시작한 K리그는 2023시즌 이후 3년 연속 300만 명을 넘어섰다.
올 시즌도 K리그 흥행 속에 전북은 전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1 2025 33라운드에서 콤파뇨와 티아고의 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2위 김천 상무가 FC안양에 1-4로 패하면서 전북은 K리그 최초로 'V10'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경천동지할 변화다.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가까스로 잔류하더니, 4시즌 만의 왕좌 탈환과 함께 2018년(32라운드 1위 확정)에 이은 역대 두 번째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 우승'을 동시에 달성했다.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1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 2025 33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 K리그 최초 10번째 우승을 확정하며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
명가 재건의 중심에는 거스 포옛의 리더십이 있었다. 전북은 추락한 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난해 12월 포옛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선임이었다. 포옛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선덜랜드 등을 거친 세계적인 지도자지만, 최근엔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유연한 전술 변화와 변화무쌍한 선수 기용을 통해 전북의 비상을 이끌었다. 시즌 초반 4-3-3 포메이션을 택했던 그는 위기가 찾아오자 수비에 방점을 찍은 실리축구로 돌파구를 찾았다. 박진섭, 홍정호, 김영빈 등을 활용한 스리백과 중원에 김진규, 강상윤을 배치하며 빠른 역습을 보여줬다. 만년 유망주였던 전진우를 적극 기용해 득점왕 후보로 키우는 등 건강한 경쟁심도 불러일으켰다.
전북의 '더블'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코리아컵 결승 상대인 광주FC는 리그 8위(승점42)로, 파이널B에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리그에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는 전북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포옛 감독도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기존에 기용하지 않았던 선수들을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HD의 이청용이 1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K리그1 2025 33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골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반면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논란의 연속이다. K리그1 3연패의 막강 팀이 여러 논란에 휘말리며 흔들리고 있어서다. 울산은 이날 광주F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루빅손의 선제골과 이청용의 페널티킥(PK)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머줬지만, 일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베테랑 선수 이청용이 후반 추가시간 PK를 성공한 뒤 '골프 스윙 세리머니'를 한 것. 최근 선수단과 불화 등 이유로 경질된 신태용 전 감독을 저격한 듯 보였다.
앞서 지난 8월 울산에 부임한 신 전 감독은 지난 9일 성적 부진, 선수단과 갈등, 원정 골프 등이 도마에 오르며 두 달여 만에 경질됐다. 온라인에선 신 전 감독의 이름표가 붙은 골프장비가 선수단 버스에 실려 있는 사진이 퍼졌다. 그는 해임 뒤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나는 바지 감독이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인사하지 않았다" "원정 골프는 말도 안 된다" 등 주장했다. 스스로 선수단 장악 실패 및 구단과 갈등을 실토한 셈이다. 성적도 부진했다. 부임 후 공식전 10경기에서 2승 4무 4패로 부진했고 강등권인 10위까지 추락했다. 구단은 노상래 감독 대행 체제로 올 시즌을 마친다고 발표했다.
이청용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신 전 감독 관련해) 팬들에게 누가 더 진솔한 건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여기 남아 있는 선수고,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잔류라는) 부끄러운 목표를 달성한 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용 전 울산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축구계는 이청용의 언행에 발칵 뒤집혔다. 신 전 감독이 언론에 폭로한 베테랑 선수들과의 갈등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단은 주장 김영권, 부주장 조현우를 믹스트존에 세워 "잔류 달성 후 말할 시기가 있을 것"이라며 신 전 감독과의 문제가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선수단을 진정시키고 갈등을 봉합해야 할 구단의 처신과 후배들과 팀 화합을 이끌어야 할 베테랑 선수들의 솔선수범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울산은 70일 만의 승리로 강등권 탈피의 희망을 쐈으나, '골프 세리머니'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