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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도 안하는 주문만 몰려”…잘 나가던 ‘중국판 배민’ 출혈경쟁 위기라는데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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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배달의민족’ 메이투안이 출혈 경쟁으로 흔들리고 있다.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속에서 보조금에 의존한 주문 확대가 한계에 다다르며, 외식 산업 전반에 거품 경보가 켜졌다.

17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쉬에빙 메이투안 배달사업부문장은 전날 열린 외식산업 포럼에서 “보조금으로 거래량을 늘리는 성장은 일시적일 뿐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5월 이후 주문은 급증했지만 주문당 평균 금액은 급락했다”며 “산업 전체가 가격 경쟁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배달 플랫폼인 메이투안의 배달 기사들. <연합뉴스>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배달 플랫폼인 메이투안의 배달 기사들. <연합뉴스>


중국 배달 시장은 징둥(JD닷컴)이 2월 본격 진입한 뒤 경쟁이 급격히 심화됐다. 알리바바그룹은 4월 ‘티몰 마트’ 등 신속배송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7월에는 500억위안(약 9조7000억원) 규모의 소비자 할인 프로그램을 내놨다. 메이투안도 대규모 할인전을 열며 대응했지만, 이런 출혈 경쟁은 공급 과잉과 소비 둔화로 이미 어려움을 겪는 외식업계를 더 압박하고 있다. 웨이웨이 메이투안 부사장은 “시장은 깊은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메이투안에 따르면 최근 보조금으로 늘어난 신규 주문의 45%가 음료이며, 75%는 15위안(약 2800원) 이하의 저가 상품에 집중돼 있다. 회사는 20억위안을 추가로 투입해 고품질 음식점을 지원하고, 단기 할인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왕푸중 메이투안 지역상권사업부문 대표는 “베이징의 인구 1000명당 식당 수는 뉴욕의 두 배를 넘는다”며 “과잉 경쟁이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투안은 과열된 경쟁 속에서도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해 말까지 ‘배달 지연 벌금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금전 제재 대신 서비스 점수 감점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음성 알림 기능을 도입하고 의무 휴식제를 강화해 배달 노동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해외 시장과 인공지능 신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중동 시장을 겨냥한 해외 배달 브랜드 ‘키타(Keeta)’를 두바이에서 공식 출범했다. 카타르와 쿠웨이트에 이어 40일 만에 세 번째 확장으로, 중국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다.


AI 사업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메이투안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라이트이어를 인수한 뒤, 5600억 개의 변수를 탑재한 대형 언어모델(LLM) ‘롱캣 플래시챗’을 공개했다. 오픈소스 방식으로 개발된 이 모델은 알리바바의 ‘큐웬(Qwen)’이나 딥시크(DeepSeek)와 성능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왕싱 메이투안 대표는 “인공지능은 모든 산업을 재편할 것”이라며 “방어가 아닌 공세적 전략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부진 이후 메이투안의 홍콩 증시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수 회복이 더뎌 단기 실적 개선은 제한적”이라며 “보조금 경쟁이 끝나야 진정한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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