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삼산, 권수연 기자) "오늘은 진짜 마지막 은퇴식인걸로" 정말로 '라스트'를 고한 김연경이 멋쩍게 웃었다.
흥국생명이 지난 18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여자부 개막전 경기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1(26-24, 25-16, 18-25, 25-19)로 돌려세우며 첫 승을 거뒀다.
김연경이 현역에서 완전히 물러난 후 치른 경기에서 거둔 첫 승이기에 의미를 더한다.
비록 이제 선수는 아니지만, 김연경은 팀 어드바이저 자격으로 후배들의 승리를 지켜봤다.
예능 촬영에 재단 업무까지, 제2의 삶으로 바쁜 김연경이 이 날 경기장에 온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팬들 앞에서 구단 공식 은퇴식과 영구 결번식을 치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팀이 깔끔하게 3점승을 따낸 후 김연경은 선수단과 한데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소감을 밝히며 은퇴식을 치렀다.
이미 국가대표 은퇴식과 더불어 재단에서 치른 은퇴식, 시즌 중 은퇴투어 등으로 다수 은퇴식(?)을 치렀던 그는 '몇 번째 은퇴식인지 기억하느냐'는 가벼운 질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오늘은 진짜 마지막 은퇴식"이라는 말로 웃음을 더했다.
그는 "흥국생명에서 정말 공식 경기 이후에 해주는 이벤트다. 감회가 새롭다. 영광스럽게도 영구결번식을 해주셨고, 울지는 않았는데 울컥했다. 사진 기자님들이 조금 싱거워하셨다(웃음)"고 답했다.
이하 흥국생명 김연경 어드바이저 일문일답
몇 번째 은퇴식인지 기억하나? (웃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오늘은 진짜 마지막 은퇴식이다. 흥국생명에서 정말 공식 경기 이후에 해주는 이벤트다. 감회가 새롭다. 영구결번이라는 영광도 받았다. 울지는 않았는데 울컥했다. 앞에 사진찍으시는 기자님들이 조금 싱거워하셨다. 하하.
본인이 없는 흥국생명의 경기 어떻게 봤나?
오늘 위에서 봤는데 경기 초반에 잘해서 놀랐고, 스타팅 멤버가 전혀 예상과 다른, 의외라서 놀랐다. 완전히 팀이 바뀌긴 했구나 싶더라.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해주길래 올 시즌 기대가 된다. 어쨌든 시즌이 길다. 선수들 잘 도와가면서 마무리하고 싶다.
오늘 경기 보면서 감독이 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이미지를 그렸나?
1세트까지는 감독의 시선으로...물론 가짜 감독이긴 하지만(웃음) 아무튼 그런 시선으로 봤다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2세트부터는 좀 편안한 마음으로, 어드바이저의 시선으로 봤다.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발표회 당시 김연경 |
방송을 팬분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분들도 많이 보더라.
배구예능이 처음이고 생소하고 접하기 어려운 종목이라 생각해서 처음엔 고민이 컸다. 어쨌든 처음 배구예능을 하는거고 진짜 팀을 꾸려서 한다는 것에 메리트가 있어서 시작을 했었다. 그랬는데 진심을 보여서 사랑을 받지 않나 싶다. 많은 분들이 잘 몰랐던 배구의 매력을 느끼시는것 같아서. 또 저는 배구 선수였고 지금은 배구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현역에서 물러났으니 시즌 준비를 하지 않게 됐다) 코트 밖에서 몸은 덜 힘들 것 같은데.
제가 사실 은퇴하고 나서 재단 일부터 해서 원더독스 촬영도 그렇고 쉴 틈 없이 쭉 스케줄을 했었다. 사실 좀 여유있게 있어볼 시간이 없었는데, 제가 이번에 스위스 국제배구연맹(FIVB) 세미나 후에 여유가 좀 생겼다. 그런 시간을 활용해 생각을 많이 했다. 또 시즌이 시작했으니 어드바이저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 이제 조금 여유를 찾고,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차근차근 생각하고 있다.
방송 촬영하면서 많은 짤(사진)이 돌고 있다.
처음에 티저 영상이 나갔을때 '너무 자극적인거 아냐?' 했는데 지인들이 '그냥 넌데?' 하더라(웃음) 회피형인 사람들이 이걸 봐야한다, 그런 말도 있었다. 제가 아까도 얘기했지만 진심을 담아서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그런 부분들이 좀 나왔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음 한다. 앞으로 더 재밌어질거다.
(방송을 촬영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 합숙도 두 달 하고. 정말 해야지만 느는 것이다 운동이라는 것이. 미팅도 하고 훈련도 하고, 했던걸 다시 하고 또 이해시키고 하면서...지금 와서 그걸 다시 하라고 하면 괜찮을까? 싶긴 하다.
선수들을 훈련시킬때 어느 순간이 가장 힘들었나?
완전 초반에 틀을 잡아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기간 자체가 짧았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선수들이나 저나 얼마나 성장해야 하는지, 또 바로바로 경기를 진행해야 하는 부분, 경기 안에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부분, 제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하는 부분 그런 것 등이 힘들었다.
아까 FIVB 세미나를 다녀왔다고 했는데.
세미나가 그렇게 힘든건지 몰랐다(웃음)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 한 시간만 주어진다. 그 안에서 영어로 계속 세미나를 하더라. 너무 힘들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또 그 안에서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겠다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 장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프리젠테이션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력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그런 것 등등을 배우면서 세미나를 진행했다. 차도 렌트해서 프랑스도 다니고 하면서 세미나때 정리했던 것들을 되돌아 보면서, 그런 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긴 하다.
경기를 지켜보는 김연경 |
재단 통해서 유소년 대회를 하고 아카데미도 진행하고 하는데 해보니 어떤가?
어렵다. 시간이 필요하구나 싶다. 정말 큰 열정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시간 할애를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 내년 계획이 조금씩 잡혀가고 있고 또 만들어가고 있다. 최대한 제가 시간을 활용해서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연경이 원하는 대한민국 배구의 그림은?
제가 원하는 배구는 국내 안에 있다기보단, 우리 국가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성적이 있었으면 좋겠다. 국제배구 성적이 있음으로서 많은 분들이 우리 배구를 사랑해주실거라 생각한다. 국제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그 부분을 어떻게 잘 만들수 있을지가 숙제일거라 생각한다.
도쿄올림픽 이후에도 아직 세대교체가 버벅대는데?
결국은 계획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성적이 안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장기적으로 플랜이 있다면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실 수 있을 것이다. 또 꾸준히 관심과 사랑을 주실거라 생각하지만, 지금 느낌으로는 계속 바뀌지 않는 시스템, 장기성이 안 보이는 시스템에 다들 실망하시는 것 같다. 4년, 8년, 12년이 되어도 상관없으니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우리 배구가 좀 더 나아가야 한다.
결국은 팬분들도 기다려줘야 하는 부분이다.
뭔가 팬분들이 봤을 때도 납득이 가는 플랜이 있어야 한다.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우리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있고 나아가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게끔 하는 플랜이 중요하다. 그런 것들만 잘 갖춰지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실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또 배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많이 주실거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심 많이 가져주셨으면 한다.
구솔이나 이진같이 해외 진출에 도전했던 선수들이 있는데? 도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한국 구조상 연봉이 해외보다 높기도 하고 지금 선수들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부분은, 현실적으로 (프로리그에서) 기회가 없는 선수들 외에는 도전하기 어렵다. 항상 얘기하는게 V-리그의 수준을 높이자, 좋은 외인 선수를 데리고 오자. 이런 부분이다. 우리 V-리그를 활성화시키고 수준을 높이면 국제대회의 기량도 함께 높아지는 상황이 될 것이다.
유소년이 부족하다는 말이 있는데?
밖에서 기다리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번 경기만 해도 웜업존에만 머무르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이나 실업팀, 은퇴 선수들만 모아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밖에서 놀고 있는 선수들이 몇 명이 있는가? 차라리 1군 엔트리를 줄이고 나머지 선수를 2군으로 보내서 훈련시키고 시합을 시키면 된다. 자원은 충분하다. 그 자원 안에서 뭔가 다른 비용이 들겠지만,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을 반, 아니면 두세명 정도만 2군으로 가도 충분하다. 솔직히 자원이 모자란다는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사진=MHN DB, 흥국생명,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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