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들은 호송 차량 23대 등을 타고 충남경찰청 등 6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됐다. 공동취재사진 |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아침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와 지역 경찰청과 경찰서로 압송됐다. 정부는 이번 방문과 송환을 통해 “캄보디아 정부의 노력과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며 앞으로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범죄 혐의가 있는 한국인이 체포될 경우 신속하게 통보 받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아침 9시53분께 인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64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갑을 찬 손은 수건 등으로 가려진 상태였고, 각각 형사 2명에게 팔짱이 끼워진 채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단일국가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인원이 호송된 만큼 입국장을 이용하는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통로와 이들이 나오는 통로는 안전선으로 구분된 상태였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입국장을 빠져나오던 여행객들은 안전선 너머의 호송 행렬에 놀란 눈길을 보냈다.
캄보디아에 구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입국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호송 행렬 끝자락에 있던 한 남성은 누군가를 향해 “형이 미안하다”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호송된 이들 대부분은 앳된 모습으로, 청년층 남성으로 추정된다. 이들 64명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뒤 공항을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남짓이었다.
이날 호송에 동원된 전세기에는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경찰 등 호송단 200여명과 정부합동대응팀을 이끈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비롯한 외교부 관계자들도 탑승했다. 이들의 휴대전화 등 범죄 혐의점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물들도 함께 비행기에 올라 한국에 도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돼 각 경찰서로 가는 호송차량에 탑승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
송환된 이들은 충남경찰청(45명), 경기북부경찰청(15명), 대전경찰청(1명), 서울서대문경찰서(1명), 경기김포경찰서(1명), 강원원주경찰서(1명)으로 나뉘어 이동해 경찰 조사를 받는다. 이들의 이동을 위해 호송차량 23대가 동원됐고, 215명의 공항현장대응단이 배치됐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호송기를 타고 입국한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캄보디아 정부에 아주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며 “캄보디아 고위급의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양국이 참여하는 대응 티에프(TF)를 제도화해 협력을 증진시키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범죄 대응에 신속하게 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캄보디아를 방문한 정부 대응팀 가운데 일부는 이날 입국하지 않고 현지에 잔류해 추가적인 현장 방문과 교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호송된 이들은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사기), 주식리딩방 사기, 노쇼 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중 59명은 캄보디아 현지 경찰의 범죄단지 단속 등을 통해 검거됐고, 5명은 신고를 통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한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웬치에서 협박, 폭행을 당하거나 감금돼 범죄를 벌인 사례도 있을 가능성이 있는만큼, 경찰은 범죄에 가담한 계기나 정도를 살펴 이들의 신병처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하며 현지 범죄 조직과 한국인 가담 구조 전반을 들여다 볼 방침이다.
아직 웬치에 남아 있는 한국인들에 대해 박성주 국수본부장은 이날 “캄보디아 당국이 스캠(사기)단지를 수시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이 체포되면 바로 신속하게 통보를 해주는 방향으로 협의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통보가 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송환해 우리 법의 재판을 받도록 하고 국내 조사를 통해 보이스피싱 전모를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 파견됐던 더불어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 가운데 홍기원, 황명선, 임호선 의원도 이날 아침 귀국하며 기자회견을 열어 “범죄 단지에 들어가면 의사와 상관없이 구금·폭행당하는데, 우리 국가 입장에서 보면 그분들이 폭력·감금의 피해자이자 한편으로는 범죄 단체 조직에 들어가 우리 국민에게 사이버 범죄를 하는 가해자 신분”이라며 “민주당은 앞으로 냉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현지에 남은 재외국민안전대책단 소속 김병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웬치에 감금돼 있던 청년 3명을 구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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