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던 박병호가 트레이드를 원했고, KT는 트레이드 상대처를 찾아보다 결국 오재일과 트레이드 합의에 이르렀다. 박병호의 연봉 규모나 나이, 포지션 등을 생각했을 때 어쩌면 그 형상과 비슷한 선수가 KT에 온 셈이다. 샐러리캡 제도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두 팀도 이런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두 선수 모두 베테랑 선수들이었고, 두 선수 모두 2024년에는 팀이 원했던 활약을 어느 정도 해주면서 서로 나쁘지 않은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병호는 타율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장타를 쳐 줄 수 있는 선수였고,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탠 홈런도 적지 않았다. KT는 박병호의 마음이 이미 떠나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손실을 줄여야 했다. 당시 문상철이 1루에 있는 상황에서 좌타 베테랑 자원인 오재일은 그런 몫을 해냈다.
트레이드 이후 새 소속팀에서 나름의 활약을 한 두 선수는 올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오재일은 지난해 시즌 뒤 FA를 할 수 있었지만 자격을 행사하지 않았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지난해와 비교하면 훨씬 더 힘든 시즌을 보냈다. 팀 전력에서 그렇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트레이드 직후에는 나름 성공을 했지만, 어떤 선수가 더 오래 공헌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였다.
오재일은 17일 KT를 통해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KT는 “오재일이 21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오재일은 구단을 통해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묵묵하게 최선을 다했다. 항상 성실하고 든든했던 1루수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여러 팀에서 뛰면서 함께 했던 지도자와 동료들, 그리고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당시 트레이드로 남은 선수는 하나, 박병호다. 박병호는 올 시즌 1군 77경기에서 타율 0.199, 15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파워는 살아 있었지만, 아무래도 타율이 너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고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올해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삼성 또한 박병호가 장기적으로 팀 타선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는 아닌 만큼 젊은 대체자들을 준비하려 많이 노력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는 들었으나 구자욱이 지명타자로 활용되는 과정에서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박병호다. 1루에는 르윈 디아즈가 있는 만큼 박병호가 경기에 뛰려면 구자욱이 외야로 나가야 하는데 무릎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구자욱은 일단 지명타자로 고정되어 뛰고 있다. 한편으로는 박병호를 무조건 써야 하는 상황이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병호가 절대적인 전력이었다면, 어떻게든 구자욱의 외야 수비 시기가 빨라질 수 있었다. 현재 구자욱이 외야 수비가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삼성도 박병호를 장기적인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기에 만약 박병호가 FA 자격을 신청한다면 원 소속 구단과 협상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이 무리해서 박병호를 잡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박병호가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열릴 수 있고, 다른 통로를 통해 이적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병호는 KBO리그 통산 1767경기에서 418홈런을 친 당대의 거포다. 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으나 한 방은 매력적이고 1루 주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직 1루 백업을 할 수 있는 수비력은 가지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인상을 남기느냐도 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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