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5.0 °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각국 중앙은행 금 매입 확대 … 국제 통화질서 변화 '신호탄'

매일경제 한재범 기자(jbhan@mk.co.kr)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당 4100달러를 돌파하며 197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금 시세의 질주는 달러화 등 선진국 종이화폐 신뢰가 흔들리고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이 이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이어져온 '탈(脫)달러화' 흐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이번 랠리가 글로벌 금융질서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장중 온스당 4189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인 13일 온스당 4133달러에 마감하며 처음으로 4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금 시세의 급등세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꾸준히 이어져왔다. 2022년에는 온스당 1600달러 수준이었던 금값이 2023년 2500달러를 돌파했고, 올해 들어 4000달러 장벽을 넘어서며 3년 만에 150% 가까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랠리를 '장기간 구조적 추세의 연장선'으로 평가한다. 일각에선 1970년대 당시 35달러에서 870달러까지 25배 가까이 상승한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금값 상승의 핵심 배경에는 탈달러화 움직임이 있다. 2022년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 자산이 서방 제재로 동결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미국 국채나 달러도 정치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이를 계기로 중국, 튀르키예, 인도 등신흥국들은 달러 보유 비중을 줄이고 금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JP모건 리서치와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900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금은 무이자 자산이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예금·채권 등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상대 가치가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 약세와 함께 금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세를 단순한 투자 과열이 아닌 '달러 패권 약화와 글로벌 통화질서 전환'으로 보고 있다. 한 글로벌 금융기관 관계자는 "금은 이미 단순한 투자 상품을 넘어 새로운 국제 안전자산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한재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조진웅 은퇴 선언
    조진웅 은퇴 선언
  2. 2민경훈 축의금 루머
    민경훈 축의금 루머
  3. 3홍명보 멕시코 월드컵
    홍명보 멕시코 월드컵
  4. 4박나래 공갈 혐의 맞고소
    박나래 공갈 혐의 맞고소
  5. 5손흥민 LAFC
    손흥민 LAFC

매일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