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매 영향 커…내년 美 전기차 수요 봐야"
17일 주요 2차전지주 상승률/그래픽=김지영 |
17일 에코프로가 27.04% 급등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물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까지 동반 상승하며 2차전지주들이 불기둥을 세웠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2차전지 급등세가 순환매에 의한 것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날 한국거래소 증시에서 에코프로는 전날 대비 1만5600원(27.04%) 오른 7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블유씨피(18.39%), 에코프로비엠(12.59%), 삼성SDI(8.26%), 나인테크(5.58%), LG에너지솔루션(3.21%), 자이글(3.17%), 애경케미칼(2.26%) 등도 상승했다.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는 이달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POSCO홀딩스, LG화학,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상위 기업 10개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인 'TIGER 2차전지TOP10'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19.6% 뛰었다.
최근 ESS(에너지저장장치)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테슬라, 미국 ESS 기업 플루언스 에너지 등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2차전지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주가는 현재 우려보다 기대감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며 "그동안 미국 EV(전기차) 보조금 축소 이후 국내 2차전지 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 우려가 주가를 눌러왔으나, 최근 들어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기차 판매가 증가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시장조사업체 로모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BEV(배터리전기차)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6% 증가한 210만대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양극재 업체들을 중심으로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6013억원, 매출 5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주들의 급등세를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2차전지주 급등은 순환매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투자심리를 자극한 호재들이 2차전지주들의 실적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ESS 성장 기대에 비해 양극재 업체들의 직접적인 수혜 강도는 다소 제한적"이라며 "내년 미국 ESS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LFP(리튬인산철) 기반 ESS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아직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양극재만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양극재 기업들이 대부분 일회성 수익에 의해 예상보다 좋은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도 문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은 일회성 보상금(2000억원대 추정)과 예상 대비 높았던 환율로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며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의 이익은 미국 전기차 판매 실적이 얼마큼 둔화할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내년 미국차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이 2차전지 업체들에는 큰 걸림돌이다. 지난 1일부로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폐지됐다. 일부 업체들이 가격 할인과 자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나 결국 판매 둔화를 피할 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주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하방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ESS의 고성장 기조에도 불구하고 낮은 판매 비중을 감안하면 전체 실적은 전기차 판매 실적에 따라 하향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실적 반영이 내년 초 마무리된 뒤에 본격적으로 2차전지주 매수에 나서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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