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반려견은 승객 or 짐?…화물칸 태운 강아지 실종, 830만원 요구했지만

머니투데이 윤혜주기자
원문보기
비행기 화물칸에 태운 반려견이 항공사 측 실수로 실종됐어도 항공사가 '특별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유럽연합(EU) 최고법원 판단이 나왔다. 살아있는 동물이더라도 '일반 수하물'과 동일한 배상 한도가 적용된다는 판단이다. 사진은 2019년부터 6년 동안 실종된 반려견 '모나'/사진=페이스북 갈무리

비행기 화물칸에 태운 반려견이 항공사 측 실수로 실종됐어도 항공사가 '특별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유럽연합(EU) 최고법원 판단이 나왔다. 살아있는 동물이더라도 '일반 수하물'과 동일한 배상 한도가 적용된다는 판단이다. 사진은 2019년부터 6년 동안 실종된 반려견 '모나'/사진=페이스북 갈무리


비행기 화물칸에 태운 반려견이 항공사 측 실수로 실종됐어도 항공사가 '특별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유럽연합(EU) 최고법원 판단이 나왔다. 살아있는 동물이더라도 '일반 수하물'과 동일한 배상 한도가 적용된다는 판단이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스페인 이베리아항공의 반려견 분실 사건을 심리한 결과 반려견이 '일반 수하물' 범주에 포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베리아항공의 승객 반려견 분실 사건은 2019년 10월 22일에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가려던 A씨는 이베리아항공을 이용하며 자신의 반려견 '모나'를 화물칸에 위탁했다. 소형견은 기내에 함께 탈 수 있지만, 일정 크기 이상의 대형견은 화물칸에 맡겨야 한다.

그런데 모나를 실은 운송용 케이지가 비행기 화물칸으로 운반되는 과정에서 모나가 탈출했고, 6년이 흐른 지금까지 실종 상태다.

A씨는 이베리아항공 측에 5000유로, 한화로 약 83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항공사 측은 손해배상 금액이 너무 많다고 맞섰다. 모나 실종 사태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몬트리올 협약'을 근거로 일반 수하물에 적용되는 한도 내에서만 보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몬트리올 협약'은 항공사의 승객 및 수하물 책임과 손해배상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해당 사건을 심리하던 스페인 법원은 몬트리올 협약상 수하물 개념에 반려동물이 포함되는지 판단해 달라며 ECJ에 회부했다.

ECJ는 항공사 손을 들어줬다. 반려견은 '일반 수하물'에 해당된다는 판단이다.

몬트리올 협약 제 17조에 따르면 운송인은 승객의 사망 또는 부상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진다고 규정돼 있으며, 제 22조에는 수하물 운송 시 파손, 분실, 손상, 지연이 발생하면 운송인 책임은 승객 1인당 1000 특별인출권(SDR)으로 제한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승객이 위탁 수하물을 운송인에게 인도할 때 특별 이익을 신고했다면, 운송인이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ECJ는 제 17조와 22조를 언급하면서 "애완동물이 '승객'의 개념에 포함된다는 해석은 기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두 조항을 함께 읽으면 애완동물이 '짐' 개념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며 "따라서 항공 운송 작업의 목적을 위해 애완동물은 '수하물' 개념에 속하며 이러한 작업 중 애완동물 분실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은 몬트리올 협약 제 17조와 22조에 규정된 책임 제도 적용을 받는다"고 했다.

ECJ는 승객이 반려견을 화물칸에 태우면서 '특별 신고'를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승객은 추가 요금을 내고 특별 신고를 하면 손해 발생 시 더 높은 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반려견이 '짐'의 개념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ECJ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권고적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최종 선고는 사건을 담당하는 스페인 법원에서 하게 된다.


이번 판결에 대해 승객 측 변호사는 "궁극적으로 반려동물이 단순한 여행 가방에 비해 특별하거나 강화된 법적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며 "동물과 동물을 돌보는 사람들의 권리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2. 2한학자 통일교 조사
    한학자 통일교 조사
  3. 3박근형 이순재 별세
    박근형 이순재 별세
  4. 4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5. 5손흥민 리더십
    손흥민 리더십

머니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