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사위원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법사위 소속 여당 국회의원들이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 검증 과정에서 대법원 대법정 법대를 살펴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법부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대법원 현장 검증을 강행하며 대법원 청사에서 인증샷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에선 “불법적인 현장 검증을 강행해 대법원을 돌아 다니며 ‘인증샷’이나 찍은 것” “외유성 현장 검증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대법원 현장 검증을 하겠다며 대법원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했다. 의원들의 현장 검증 동선에는 보좌진들이 동행하며 쇼츠용 영상을 찍어주기도 했다. 일부 보좌진은 법정에서 영상을 찍다 방호 직원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맨 왼쪽)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같은당 이성윤 의원과 함께 1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실 인근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민주당 주도로 대법원 현장 검증을 강행했다. /독자제공 |
전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은 오후 12시쯤 “전합 파기환송 판결 과정의 정당성을 점검하겠다”며 대법원 현장 검증을 시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삼권분립이 무너지는 순간” “위헌·위법적인 국감”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추 위원장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에게 안내를 요구했고 범여권 의원들은 법원행정처장실이 있는 대법원 6층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법원행정처장실 인근 조각 기념물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서로 “먼저 서시라”며 사진을 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 3시 30분쯤부터 2층 대법정과 소법정, 9층 대법관 집무실 등을 20여 분에 걸쳐 둘러봤다. 이 동선에도 보좌진들이 법사위원들과 동행하며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방호 직원이 “영상 촬영은 안 된다”고 제지하자 “개인 용무로 찍는 게 아니지 않으냐”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의원은 15일 자신의 개인 유튜브 ‘추미애TV’에 ‘대법원 현장 검증 진행 중입니다’라는 17초짜리 쇼츠(짧은 동영상)를 올렸다. 서영교 의원도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대법원 국감을 마치고 서영교, 추미애, 김기표’라고 적은 쇼츠를 올렸다. /추미애, 서영교 의원 유튜브 |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현장 국감 이후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 관련 영상을 올렸다. 추 위원장은 개인 유튜브 ‘추미애TV’에 ‘대법원 현장 검증 진행 중입니다’라는 17초짜리 쇼츠(짧은 동영상)를 올렸다. 추 위원장이 천 법원행정처장의 안내를 받아 대법원 2층 대법정에서 나와 소법정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자신의 후원 계좌도 함께 올렸다. 서영교 의원은 현장 검증을 마치고 정문 앞에서 의원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는 영상을 올리며 ‘대법원 국감을 마치고 서영교, 추미애, 김기표’라고 적었다. 배경음악으로는 싸이의 노래 ‘챔피언’을 깔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들이 대법원 안을 온통 휘젓고 다녔다”며 “마치 히틀러가 파리를 점령한 뒤 에펠탑 앞에서 기념사진 찍던 장면이 떠오를 정도”라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대법원 대법정 법대(대법관 자리)까지 올라간 사진을 공개하며 “사법부를 짓밟았다”고 했다. 대법원 법대는 사법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은) 사법부 독립의 상징, 대법정의 법대 위에도 올랐다”며 “거대 민주당이 권력자 무죄를 만들려고 사법부를 짓밟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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