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충남 아산, 재정 문제로 선수단 임금 체납 예고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프로축구 K리그2 충남 아산이 재정 불균형을 이유로 선수단 임금 미지급을 예고해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충남 아산

충남 아산은 15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단 경영 정상화 성명서를 게재하며 구단 운영을 위한 지출이 구단 수입을 초과하는 재정 불균형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구단은 “우수 선수 추가 영입 및 선수단 확대 등 K리그1 진출을 목표로 2025년 시즌을 운영했으나 경기 불황과 충남권 호우 피해 등으로 시즌 초 예상했던 기업 후원 등 구단 수입이 애초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정 불균형으로 인해 “2025년 10월부터는 선수단 임금이 미지급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긴축 운영, 기업 후원 추가 유치 등 구단, 기업, 아산시가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충남 아산은 2026년까지 재정 건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선수단 규모 대폭 축소 △지출구조 전면 재조정 △조직 슬림화 등을 통해 철저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프로 구단이 재정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일은 있으나, 충남 아산처럼 선수단 임금 미지급까지 예고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무엇보다 충남 아산이 언급한 경기 불황과 호우 피해로 인한 기업 후원 감소 등을 재정 불균형의 원인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다.

올 시즌 초부터 충남 아산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는 존재했다. 시도민 구단으로 기업 구단보다 재정 상황에 여유 없지만,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준 50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K리그2 14개 팀 중 가장 많다.

10일 기준 K리그2 전체 등록 선수는 515명으로 구단 평균으로는 36.8명, 즉 37명이 채 안 된다. 기업 구단인 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이상 36명), 서울 이랜드, 부산 아이파크(이상 33명)도 30명대다. 시도민 구단이지만 지난 시즌 1부리그에서 강등돼 곧장 승격을 노리는 1위 인천 유나이티드도 37명의 선수단을 꾸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일 밤에는 충북 청주와 경기를 하루 앞두고 배성재 감독의 사임을 발표하는 등 구단 운영도 매끄럽지 않다. 배 감독은 공식적인 사임이 최근이었을 뿐 올여름부터 구단과 불화설 속에 수석 코치가 대행으로 팀을 이끈 적도 있다. 이에 충남 아산 서포터즈는 항의 걸개를 내걸기도 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 지난 시즌 K리그2 2위를 차지했던 충남 아산은 올해 10승 13무 11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상황 파악 및 후속 대처에 나섰다. 연맹은 16일 “충남 아산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요청해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해 볼 것”이라며 “클럽 라이선싱팀에서 올해 추청 손익 계산서 등을 구단으로부터 받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맹 선수 규정에 따르면 선수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봉을 정당한 이유 없이 체불한 구단은 징계할 수 있다. 상벌 규정에 따라 구단에 하부 리그로의 강등, 6개월 이하의 자격 정지, 1점 이상의 승점 감점, 10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을 내릴 수 있다.

연맹 관계자는 “리그 규정에 연봉 지급과 관련한 내용이 있기에 경위서를 받은 뒤 규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다면 추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