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지원, 고수익 알바" 우르르…캄보디아 구인 카페서 사라지는 증거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고문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관련 범죄의 중심에 선 온라인 커뮤니티가 "관련 게시글을 모두 삭제하겠다"고 밝혀 증거 인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사진=하데스 카페 구인·구직 게시판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고문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관련 범죄의 중심에 선 온라인 커뮤니티가 "관련 게시글을 모두 삭제하겠다"고 밝혀 증거 인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5일 '하데스 카페' 운영자는 공지문을 통해 "카페는 본래 합법적이고 건전한 구인·구직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공간으로 설립됐다"며 "하지만 최근 언론 보도로 우리 카페가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 중개 관련 불법 활동의 온상으로 지목됐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요소가 침투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해외 지역을 기반으로 한 모든 구인·구직 게시물과 고수익을 미끼로 한 유혹성 글을 전면 차단·삭제한다. 관련 내용을 올리는 계정은 영구 정지 처리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회원 여러분들은 합법적 국내 구인·구직 활동에만 집중하고, 해외 고수익 제안은 대부분 범죄 조직의 함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절대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경찰 등에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2023년 개설된 해당 커뮤니티는 고수익을 내세워 해외 아르바이트를 중개해주는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일부 회원들은 이를 통해 캄보디아로 건너간 뒤 연락이 끊기거나 폭행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공지 이후 커뮤니티 측은 해외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다. 이에 수사 단서가 될 중요한 증거들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대응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커뮤니티에 2년 넘게 유사한 형태의 해외 유인 게시물이 반복적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게시글만 1만8000여건에 달한다. 대부분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보이스피싱 범죄 관련 'TM(텔레마케팅) 직원' 구인이나 대포통장 명의자 모집에 관한 내용이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유통을 금지하고, 특히 사이트의 주된 목적이나 대부분 콘텐츠가 불법일 경우 사이트 전체를 차단할 수 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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