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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약점 파악한 中, 무역전쟁 승리 자신?…신용 리스크도 부각[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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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BBNews=뉴스1



미중 무역협상이 갈피를 잡을 때까지 미국 증시는 본격적인 랠리를 재개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과 기업들의 실적 호조세가 증시 하락을 방어하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미국 증시는 당분간 관망세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증시는 14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갈등의 양상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증시는 이날 앞서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 하락 출발했다. 미국이 중국의 무역법 301조 위반 혐의와 관련해 진행한 조사에 이들 기업이 협력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미국 증시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CNBC와 인터뷰에서 미중 고위급 인사들이 전날(13일) 대화를 가졌다고 밝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개 연설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상승 반전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의 하강 리스크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 마감 직전에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것을 비판하며 "보복 조치로 식용유 및 기타 품목에서 중국과 거래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 마감했다.

/사진=CNBC 캡쳐

/사진=CNBC 캡쳐



22V 리서치의 데니스 드버스쉬어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중 갈등) 상황이 고조될 경우 꼬리 리스크(tail risk)의 크기를 감안할 때 중국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회담에 대해 좀더 확고한 뉴스가 나올 때까지 시장에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꼬리 리스크는 일어날 확률은 낮지만 실제 발생할 경우 시장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강경한 中, 美 증시·희토류 공략

이날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경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계자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면 미국 증시는 지난 4월처럼 급락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견디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자신의 규제 완화와 감세 조치 덕분이라고 소개하며 증시를 자신의 경제 리더십을 보여주는 실시간 바로미터로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증시를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으로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한데 반발해 즉각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강경 대응했지만 지난 10일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시 주석과 회담할 것이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중국이 전세계 희토류 정제의 90%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이 미국의 의도대로 호락호락 움직이지 않는 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의 의사 결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했다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옥죄자 물러섰던 전례를 근거로 이번에도 미국이 결국 양보안을 제시할 것으로 믿고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은 물론 방위산업에도 필수적이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희토류는 F-35 전투기와 버지니아급 및 콜롬비아급 잠수함, 프레데터 드론, 토마호크 미사일, 레이더, 합동정밀직격탄(JDAM) 시리즈 등 미국의 주요 무기 시스템에 핵심 부품으로 사용된다. 그만큼 희토류는 미국의 안보와 직결된다.



미중, 이달 말 현상 유지에 합의할 듯

이제 관심은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쏠리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 중국센터 이사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라이언 해스는 "정상회담 자체가 메시지이고 정상회담에서 주요한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더 큰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데 이용하길 원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공급을 보장받으려 할 것"이라며 "양측은 관세 인상을 제한한 기존 합의안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양측이 서로에 대해 가장 공격적인 정책을 철회하고 지난 5월에 합의한 (상대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 중단 조치를 연장하거나 무기한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더 큰 리스크는 신용 부실 가능성

미중 무역 갈등은 결국 이달 말 정상회담에서 현상 유지로 결론날 것이란 전망이 많은 가운데 리틀 하버 어드바이저의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매트 톰슨은 신용시장 문제가 미중 긴장보다 더 큰 잠재 리스크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자동차 대출회사인 트라이컬러의 파산을 언급하며 신용시장 전반에 더 큰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간은 트라이컬러의 파산으로 약 1억7000만달러의 대출 채권을 상각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한 여러 기관 투자가들이 제프리즈가 운용하는 포인트 보니타 캐피털에 대해 투자 자금 회수를 요구했다. 이는 이 펀드가 자동차 부품업체인 퍼스트 브랜즈 그룹의 파산으로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최근 두 자동차 관련 회사의 잇단 파산은 비상장 기업에 제공된 대출이 생각보다 큰 리스크에 노출돼 있음을 예고하는 경고음일 수 있다. 다이먼은 "바퀴벌레를 한 마리 봤다면 실제로는 더 많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모두가 미리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틀 하버의 톰슨도 "신용시장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ASML 실적, AI 호황의 가늠자

한편,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회사인 ASML은 15일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웃도는 올 3분기 주문 실적을 발표했다. 또 내년에는 중국 매출액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매출액이 올해보다 줄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실적 발표 때 내년에는 실적 성장세를 확신할 수 없다고 했던 것과 비교해 다소 낙관적으로 바뀐 것이다.

ASML의 실적은 AI(인공지능) 호황을 가늠하게 해주는 척도라는 점에서 시장 영향력이 크다. 깜짝 놀랄만한 수준의 실적 호조는 아닌 만큼 AI에 대한 현재 투자 심리에 따라 주가 반응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장 전에는 미국 금융회사인 모간스탠리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도 실적을 발표한다.

오후 2시(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에는 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베이지북은 12개 연방준비은행들이 각 지역의 경제 상황을 경제 주체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정리한 것이다.

미국 의회가 임시 예산안에 대해서조차 거듭 합의에 실패하면서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중지)은 계속되고 있다. 15일은 미국 공무원들의 월급날인데 셧다운으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월급을 지급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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