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설립설엔 "사실무근"…공동투자 중심 신중 행보
존스법·미중 갈등 속 '안정형 투자'로 존재감 확대 시동
최근 HD현대가 미국 시장 진출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조선소 지분 매입부터 직접 건립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사실상 '대미 조선 투자'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죠.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미국에 조선소를 직접 건립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언급된 것이었습니다. 실제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HD현대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과 함께 미국 내 조선소 인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기술 협력 다음 단계는?
HD현대는 올해 들어 미국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시장 진출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왔습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 4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II)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요. 6월에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건조를 위한 포괄적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기술 이전·공정 혁신·현지 인력 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왔습니다.
존스법·미중 갈등 속 '안정형 투자'로 존재감 확대 시동
/사진=HD현대 |
최근 HD현대가 미국 시장 진출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조선소 지분 매입부터 직접 건립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사실상 '대미 조선 투자'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죠.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미국에 조선소를 직접 건립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언급된 것이었습니다. 실제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HD현대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과 함께 미국 내 조선소 인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기술 협력 다음 단계는?
HD현대는 올해 들어 미국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시장 진출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왔습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 4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II)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요. 6월에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상선 건조를 위한 포괄적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기술 이전·공정 혁신·현지 인력 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왔습니다.
이 같은 행보가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HD현대가 단순 협력을 넘어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설 시점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거죠.
나아가 일각에서는 경쟁사 한화오션이 '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자 HD현대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검토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
그간 HD현대의 대미 투자 행보는 한화오션과 뚜렷한 차이를 보여왔습니다. 한화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미국 조선업에 직접 진출하는 등 대미 투자에 적극적이었는데요. 지난해 12월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 조선소를 1억 달러(약 1400억원)에 인수한 뒤 미국 법인 '한화필리십야드'를 출범시키며 미국 시장에 공식 진입했습니다.
이어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 지분 매입에도 나섰죠.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와 캘리포니아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앨라배마 조선소에서는 미 해군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등 주요 사업은 미국에서 수행하고 있죠.
HD현대식 현실적 전략은
다만 HD현대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조선소 설립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사안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요.
HD현대는 무엇보다 현시점에서 미국 현지에 조선소를 신설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선소 건립에는 대규모 초기 자본과 인력 인프라가 필요한데, 현지 규제와 인허가 절차가 복잡해 단기간 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죠. 특히 인건비와 자재비 등 원가 구조를 감안했을 때 한국이나 동남아 생산기지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 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 |
법률·규제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존스법(Jones Act)'으로 대표되는 자국 산업 보호 제도가 꼽히는데요. 존스법은 1920년 제정된 미국 상선해운법입니다. 미국 내 항만 간 해상 운송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운항하는 선박만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죠.
이 법에 따라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은 미국 국내 항로에 투입될 수 없고요. 외국계 기업이 지분을 보유한 조선소는 '미국 조선소'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외국 조선사가 미국 현지에 조선소를 세우거나 인수해도 법적 자격상 '자국산 선박'으로 분류되지 않아 정부 발주나 상선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어려운 거죠. 이 때문에 HD현대는 독자적인 조선소 설립보다는 미국 기업과의 협력이나 공동투자 형태로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현실적으로 지금 미국에 조선소를 세우는 건 생산성이나 경제성이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라며 "아직 미국 내 규제나 법률적 여건이 완전히 열려 있지 않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
'안정형 투자' 더 힘주는 까닭
최근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정부는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다섯 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는데요.
중국 정부는 한화쉬핑,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이 자국 내 기업·개인과 거래·협력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사실상 미국이 해사·물류·조선업 분야에 대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조치를 취한 데 대한 '맞대응'이죠.
이같은 조치는 미국 조선사들과 협력 관계를 확대해온 HD현대에도 잠재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는데요. 중국이 이번 제재의 범위를 '미국과 협력하는 한국 조선사 전반'으로 확대할 경우, HD현대의 조달망이나 부품 공급선에도 일부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제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더 강한 강도로 한국 조선사를 제재하기는 어렵다"며 "중국 조선사들도 여전히 한국산 엔진과 부품 의존도가 높아 단기 갈등을 거친 뒤에는 중장기 회복 국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죠.
그럼에도 HD현대는 '안정적 투자'라는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당분간 미국계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털,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추진 중인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HD현대는 이번 프로그램의 기술 자문사이자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죠.
이 같은 간접 투자 구조는 제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안정형 모델로 평가됩니다. 만약 제재 이슈가 생기더라도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HD현대가 직접 진출 대신 투자 방식을 택한 것은 소극적인 행보가 아닌 확실한 조선업 환경 속에서 생존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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