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한 법원과 검찰. 서울서부지법과 서울서부지검도 나란히 배치돼 있다. |
"지금 북부지검 지났어." "이제야 북부지법을 지났다고?" "아니, 북부지검 지났다니까."
말장난도, 우스개 얘기도 아니다. 두 사람 모두 맞는 말을 하고 있다. 북부지법과 북부지검은 나란히 있다.
어떤 게 기준이냐고 따진다면 법원이 먼저다. 검찰청법 3조는 '대검찰청은 대법원에, 고등검찰청은 고등법원에, 지방검찰청은 지방법원과 가정법원에 대응해 각각 설치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1949년 제정 검찰청법(당시엔 2조) 때부터 그랬다. 검찰청법 해당 조항의 시행령격인 '대검찰청의 위치와 각급 검찰청의 명칭 및 위치에 관한 규정'에는 각 검찰청과 지청의 명칭과 위치가 나열돼 있다. 이는 법원 조직을 정하는 법원조직법과 각급 법원의 명칭과 위치를 정하는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과 같은 방식이다. 다만 법원 명칭과 위치는 법률로, 검찰청 명칭과 위치는 법률보단 한단계 아래인 대통령령으로 정한 건 명확한 차이다.
법원과 검찰이 나란히 배치된 역사적 배경에는 법원과 검찰이 뿌리를 같이 해서다. 법무부 설명에 따르면 검사제도는 갑오개혁 때 도입됐다. 1895년 '재판소구성법'이 제정되면서 '검사'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 재판소구성법은 말 그대로 재판소(법원)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관한 법률로 지금으로 치면 검찰청법보다는 법원조직법에 가깝다. 재판소구성법은 검사를 사법부인 법원 구성원의 하나로 규정했다. 광복이후 검찰청법이 만들어지면서 검찰은 사법부에서 행정부로 소속이 바뀌었지만 물리적 위치는 그대로였다. 지금도 각급 검찰청과 지청은 법원 옆에 자리하고 있다.
법원과 검찰이 이웃해 있어 검찰은 여러모로 편하다. 검찰이 기소하는 재판이 이웃한 법원에서 열려서다. 많은 변호사 사무실이 법원 근처에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반면 대형 로펌들은 법원 근처가 아닌 주요 고객이 편하게 올 수 있는 서울시내 한복판에 있다.
이점은 물리적 가까움에서 끝나지 않는다.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이 있다. 법원과 검찰이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음에 따라 검찰과 법원의 '심리적' 거리도 가깝다. 이는 검찰이 주장하는 바와 법원이 판단하는 바가 비슷할 것이란 유추로 이어진다. 과거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기소하는 검사와 재판하는 판사가 한 곳에서 근무하는데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라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 사무실이 있었던 것을 두고 법원 노동조합의 비판이었다.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확정된 사실로 믿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명확하게 '공개되는 범죄사실은 재판에 의해 확정된 사실이 아님을 유의'해 달라고 공지한다.
검찰개혁이 한 걸음을 뗐다. 내년 10월엔 검찰청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메운다. 1년간 형사소송법 개정을 비롯해 후속조치를 해야 한다. 후속조치엔 공소청과 중수청을 물리적으로 어디에 둘지도 포함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조직하고 분석하고 제도 만들고 공간 구하고.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공소청과 중수청의 물리적 공간을 언급했다.
검찰은 정부조직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검찰이 헌법기관이라며 법률로 폐지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헌법기관이라는 주장은 '판·검사'라는 말처럼 판사와 검사가 동격이라고 생각해온 관행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법원과 검찰이 물리적으로 이웃하면서 생긴 오해도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검사와 판사는 명확히 다르다. 헌법은 법원을 '별도의 장'에서 설명한다. 검사(혹은 검찰총장)는 단어로 나온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법원과 검찰(검찰청 폐지 이후 공소청이든, 중수청이든)이 다르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는 검찰을 법원에서 멀리 떼어내는 데에서 시작한다.
이학렬 사회부장 tootsi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