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도 ‘김치 프리미엄’ 투자과열 주의보
금값 4100달러 돌파에 국내금값도 급등
금반지 한돈 사면 국내에서 12만원 비싸
금값 4100달러 돌파에 국내금값도 급등
금반지 한돈 사면 국내에서 12만원 비싸
달러화 약세와 미국 금리인하 등을 재료로 파죽지세로 치솟는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4천100달러도 넘어섰다. 13일(미 동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후 7시40분 현재 2.8% 오른 온스당 4천128.95달러를 나타냈다. 한때 4천131.29달러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이 진열돼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금 시장에서 과열 경고음이 날로 커지고 있다. 김치프리미엄(국내 가격과 국제 가격 간 괴리율)이 17%를 넘어서면서 국내 금 가격을 적용할 경우 금반지 한 돈(3.75g)을 국제 시세보다 10만원 이상 더 지불해야 할 상황이라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KRX 금시장에서 금 1g 가격이 21만9900원을 기록했다. 이날 국제 금 시세는 온스(약 28g)당 4133달러(약 592만원)를 기록하며 4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 금 시세가 상승하면서 금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몰리며 국내 금 시세는 한때 g당 22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온스로 환산하면 620만원 선이다.
국내 금 현물 가격은 국제 금 가격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이날 최근 3거래일간 국내 금 1g 가격은 18만7300원에서 21만9900원으로 17.4% 올랐다. 환율을 감안한 국제 금 가격이 9.9%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훨씬 가파르다. 거래대금은 1㎏ 금 상품 기준으로 14일 3620억원으로, 한 달 전 1100억원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 가격이 국제 가격에 비해 얼마나 고평가됐는지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 역시 크게 치솟았다. 지난달 12일엔 1.3% 수준이었던 김치프리미엄은 지난달 말 11.7% 수준으로 높아졌다가 14일엔 14.8%까지 올라갔다.
가령 금반지 한 돈을 예로 든다면 해외에서 산다면 71만8350원(가공비 제외)에 살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82만4625원에 사야 하는 것이다.
금에 대한 김치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은 금 수요가 크게 몰리며 일시적으로 공급량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KRX 금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국제 금보다 고평가된 가격에도 금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간 매수한 상위 ETF를 보면 2, 3위 모두 금 현물 ETF였다. 개인투자자들은 ‘ACE KRX금현물’을 한 달간 2249억원, ‘TIGER KRX금현물’을 17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ACE KRX금현물은 순자산이 2조5000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다만 김치프리미엄이 갑자기 줄어들어 가격 되돌림이 나타날 경우 투자자의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 1일에도 16%에 달하던 김치프리미엄이 9%로 갑자기 줄어들면서 한 시간 만에 금 가격이 10% 빠지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KRX 금시장 가격과 국제 시세 간 괴리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프리미엄은 금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에 계속 확대되고 있다.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값이 하락했는데 인플레이션 때문에 달러가치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다 보니 실물자산인 금이 각광받는 것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중국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 대신 10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금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 선물 가격 역시 지난 13일 전 거래일 대비 6.8% 상승한 온스당 50.13달러를 기록해 4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은 가격 역시 한 달 만에 16% 올랐다.
한편 조만간 금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재개를 거론하며 “과거에 미국채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가격이 급락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인하 시기 안전자산 간 경쟁에서 금이 미국채에 밀릴 가능성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폴 시아나 뱅크오브아메리카 기술분석가도 최근 보고서에서 장기 상승장에서의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이번 랠리는 대략 10년째 진행 중인데, 1970년대나 2008 글로벌 금융위기 때 랠리보다 규모는 작지만 기간은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온스당 4000달러, 5000달러 구간에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짚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