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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고개 끄덕, 이상민은 웃음…계엄날 대통령실 CCTV

중앙일보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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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13/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13/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실 내부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13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고, 계엄에 반대했다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한 전 국무총리와 문건을 두고 상의하다가 웃는 장면이 포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진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 전 총리의 내란우두머리 방조 등 사건 2차 공판을 열고 대통령실 CCTV 영상에 대한 증거 조사를 했다. 군사 3급 비밀이지만, 관리 주체인 대통령경호처 협의를 받아 공개가 성사됐다.

조사 핵심은 한 전 총리가 대통령 제1 보좌기관,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를 방조했는지 가려내는 것이었다. 영상 속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후 자리를 떠난 12월 3일 오후 10시49분, 이상민 전 장관이 퇴장하려 하자 손으로 의자를 가리켜 앉으라 한다.

이후 16분 동안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은 단둘이 대접견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각자 받은 문건을 주고받고, 문건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서로 내용을 설명한다. 이 과정에 이 전 장관이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서 문건을 받아 읽고 있다. 법원cctv 캡처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서 문건을 받아 읽고 있다. 법원cctv 캡처



특검 측 검사는 “한 전 총리가 이 전 장관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것을 알고, 지시 사항을 살펴보고 점검해 챙김으로써 내란을 방조한 것”이라 주장했다. 한 전 총리와 대화를 마치고, 이 전 장관은 문건을 주머니에 챙긴 뒤 대통령실을 나서기 전 또 한번 웃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날 공개된 영상엔 한 전 총리가 오후 8시40분쯤 대통령실로 먼저 호출된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 이상민 전 장관 등과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나 계엄 계획을 듣고, 손에 문건을 2건 든 채 대접견실로 돌아오는 장면이 담겼다. 한 전 총리는 테이블에 앉아 문건을 내려놓더니 양복 안주머니에서 문건을 하나 더 꺼냈다. 특검 측은 이것이 한 전 총리가 계엄 담화문, 포고령 외 별도 지시 문건을 받았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 후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의 추경호 원내대표와 통화했고, 계엄 선포가 국회에 통고됐는지 확인했다.


CCTV에는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문건을 건네는 모습을 보는 장면도 찍혔다. 최 전 장관이 자신 옆자리에 앉자, 한 전 총리는 고개를 돌려 최 전 장관이 든 문건을 들여다봤다. 최 전 장관이 받은 문건에는 국회 보조금 차단,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지시가 담겨 있었다. 특검 측은 “(한 전 총리가) 국회 마비 계획을 알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 2차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 2차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최 전 장관도 지난 2월 7일 국회 청문회 등에서 “(계엄 문건의) 내용을 보지 않았다”고 증언했으나 CCTV에는 윤 전 대통령에게서 문건을 받고 약 10초 들여다보는 장면이 찍혔다. 다만, 대통령실 CCTV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후 강의구 당시 대통령부속실장이 국무회의 서류에 부서(서명)를 받으려 하자 최 전 장관이 격앙된 채 반대하고, 한 전 총리가 부서를 설득하는 모습도 담겼다.

CCTV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취지를 설명하자 한 전 총리가 끄덕이거나, 계엄 선포에 동행하기 위해 김용현 전 장관이 대접견실을 나서자 서류를 건네주는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특검팀은 CCTV 영상을 토대로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 선포를 막으려 했다는 한 전 총리 말은 거짓이고, 오롯이 정상적 계엄이란 외관을 작출할 의도인 것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재판부로부터 “계엄으로 국민 생명, 안전, 재산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았는데, 국무총리인 피고인은 국민을 위해 어떤 조치를 했나”라는 질문을 받자 “계엄이 국가에 엄청난 트라우마를 안긴다는 것은 과거 경험에서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아야 하고, 대통령 뜻에 따라 선포됐다면 빨리 해제해야 한다는 것이 국무위원들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이날 공판에선 김영호 전 통일부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한 전 총리에 대한 3차 공판은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김성진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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