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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성친다고 이뤄지는 사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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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시인이 2021년 아내 김일행씨 도예전 때 아들 안욱씨와 함께 찍었다. 강성만 선임기자

이창기 시인이 2021년 아내 김일행씨 도예전 때 아들 안욱씨와 함께 찍었다. 강성만 선임기자


‘나쁜 꿈 시사회’.



1980년 등단해 ‘꿈에도 별은 찬밥처럼’ 등 모두 4권의 시집을 낸 이창기 시인이 오는 14일부터 인천 아트플랫폼 전시장(10월19일까지)과 파주 문발리헌책방골목 블루박스(10월21~22일), 여주 세종도서관 전시실(12월9~28일)에서 여는 시화전 제목이다. 그의 신작시 52편이 직접 만든 목판화와 함께 전시된다.



이창기 시·판화집 ‘나쁜 꿈 시사회’.

이창기 시·판화집 ‘나쁜 꿈 시사회’.


이번 전시작의 시적 모티브는 ‘갑골문자’이다. 그는 3천여년전 옛말인 갑골문자를 목판에 새겨 세련된 색감의 판화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보여주려고 한 ‘나쁜 꿈’에 대해 이렇게 풀었다. ‘나쁜 꿈이란 대개 망각과 부재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 해몽은 길하다.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감기처럼 달고 사는 우리를 애써 위로한다.’



그의 아들 안욱씨는 다운증후군 장애가 있는 도예작가이다. 개인전을 몇차례 열었다. 아내 김일행씨도 4년 전에 남편과 아들의 지지에 힘입어 도예전을 열었다.



이창기 신작시 ‘숫자를 가르치는 회초리를 든 손’과 갑골문자 목판화.

이창기 신작시 ‘숫자를 가르치는 회초리를 든 손’과 갑골문자 목판화.


그는 신작 시 ‘숫자를 가르치는 회초리를 든 손’에서 이렇게 썼다.



“그가 태어났을 때 ‘이 아이는 여덟 살의 지능을 갖고 살아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여덟 살의 지능이란 어느 정도의 깊이를 말하는가. 인간은 네 살 정도가 되면 다른 사람의 신념을 이해한다고 한다. 다섯 살이 되면 나와 다른 상대방의 마음 상태를 고려할 수 있고, 여덟 살이 넘으면 모닥불에 둘러앉아 상상으로 꾸며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별을 보며 죽은 자와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거나, 늦도록 돌아오지 않은 식구를 위해 외등을 켤 수도 있다. 인간에게 얼마나 더 큰 능력이 필요한가. 아우성친다고 이뤄지는 사랑은 없다.”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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