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놈펜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을 납치한 중국인 4명과 캄보디아인 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캄보디아경찰=연합뉴스TV |
캄보디아를 방문한 우리 대학생이 고문을 당하다 살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자는 지난 7월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박람회를 다녀온다고 출국했고 2주 만에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고 한다. 피해자 가족은 범인들로부터 협박 전화를 받고 현지 경찰과 대사관에 신고했지만 끝내 구명하지 못했다. 캄보디아는 치안이 불안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는 위험 국가다. 정부는 무고한 희생을 막지 못한 데 이어 두 달이 넘도록 시신도 국내로 송환하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와 경찰 등이 과연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린 건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대규모로 유입된 중국 자본에 기생해 덩치를 키운 사기 및 불법 콜센터 조직들이 우후죽순 늘면서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2022년 1건에 그쳤던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가 2024년 220건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선 8월까지 330건으로 급증했다. 우리 국민을 노리는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으면서 현지 교민사회는 자경단까지 꾸려 맞설 정도다.
사정이 이럴진대 정부는 대응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현지에서 위험에 처한 국민이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할 곳은 대사관이다. 그럼에도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을 이끄는 대사 자리는 수개월째 공석이다. 우리 경찰 인력도 고작 3명만 대사관에 상주 중이다. 리더 없는 대사관이 이 정도 인력만으로 매년 20만 명씩 몰려오는 우리 국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겠는가.
외교부는 10일 뒤늦게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초치하고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다음 날 외교적 총력 대응을 지시했지만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미온적 대처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한국인 전담 경찰조직을 현지에 꾸려 범죄조직 소탕 의지를 보여야 마땅하다. 캄보디아 내 조직과 결탁한 국내 공조 세력의 뿌리도 시급히 도려내야 한다.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정부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범죄 피해자가 되는 비극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