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부족 50대, 겸손하게 접근하라
원금 보장 vs 높은 목표 수익률 사이 혼란
자산 배분·단계적 투자로 시장 체감부터
직접투자보다 TDF·ETF 수준으로 시작
안정성·지속가능성 중요한 때
은퇴 후 20~30년 더 바라보고 급하지 않게
경험 쌓이면 변동성 이해하고 안정감 증가
S&P500·코스피200 지수 투자 상품 추천
은퇴를 앞둔 50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왔지만 과연 노후자금이 충분할지,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또 하나의 인생길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런 고민을 안고 사는 동년배들을 위해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연구위원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김동엽 상무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같은 50대 중반으로서 이들이 전하는 조언에는 이론보다는 현실이, 화려한 수익률보다는 안전한 노후 준비가 담겨 있다.
―50대 투자 필요한가. 해야 하는 것인가.
▲김동엽 상무=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으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노후 준비를 위해 투자가 필요한 사람들은 다르다. 노후준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우선 "정기예금 수익률로 만족하느냐"고 물어본다. 만족한다고 하면 그냥 하면 되는데,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투자는 위험하다"며 가만히 있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알아야 한다. 현금만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돈의 가장 큰 적은 인플레이션이고, 노후 준비에서는 장수가 가장 큰 적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은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금 보장 vs 높은 목표 수익률 사이 혼란
자산 배분·단계적 투자로 시장 체감부터
직접투자보다 TDF·ETF 수준으로 시작
안정성·지속가능성 중요한 때
은퇴 후 20~30년 더 바라보고 급하지 않게
경험 쌓이면 변동성 이해하고 안정감 증가
S&P500·코스피200 지수 투자 상품 추천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사진=박범준 기자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사진=박범준 기자 |
은퇴를 앞둔 50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왔지만 과연 노후자금이 충분할지,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또 하나의 인생길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런 고민을 안고 사는 동년배들을 위해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연구위원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김동엽 상무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같은 50대 중반으로서 이들이 전하는 조언에는 이론보다는 현실이, 화려한 수익률보다는 안전한 노후 준비가 담겨 있다.
―50대 투자 필요한가. 해야 하는 것인가.
▲김동엽 상무=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으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노후 준비를 위해 투자가 필요한 사람들은 다르다. 노후준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우선 "정기예금 수익률로 만족하느냐"고 물어본다. 만족한다고 하면 그냥 하면 되는데,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투자는 위험하다"며 가만히 있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알아야 한다. 현금만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돈의 가장 큰 적은 인플레이션이고, 노후 준비에서는 장수가 가장 큰 적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은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진웅 연구위원=부모님 세대 때는 금리가 13~14%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은 3%로 떨어져서 정기예금만으로는 살기 어려워졌다. 다시 말하면 부모님 세대는 정기예금만 해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50대가 투자를 시작하기 어려운 이유는.
▲김진웅=가장 큰 문제는 경험 부족이다. 평소에 관심이 없다가 은퇴 시즌에 관심을 갖다보니 어려운 점이 있다. 실제로 내 돈이 줄어드는 걸 경험해본 것과 이론으로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이런 환경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 방식에만 의존하려는 것이 50대 투자자들의 첫 번째 함정이다.
▲김동엽=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목표 투자수익률을 물으니 의외로 10% 이상을 바라는 사람이 많더라. 높은 기대수익률과 위험회피 성향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적 상황이 50대 투자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원금보장과 높은 목표 수익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 가입자라면 현실적으로 물가상승률이나 임금상승률 이상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시작해야 할까.
▲김동엽=투자를 시작하려면 우선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투자에 시간을 쓸 수 있나? 변동성을 견딜 수 있나? 투자에 대한 지식이 있나? 이 세가지를 갖췄다면 직접투자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중 하나라도 안 된다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나 잘 배분된 펀드를 이용해라. 과일가게에서 선물세트 사는 것처럼 전문가가 골라놓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러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게 어렵다면 전문가들이 만든 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 개별 종목 분석에 필요한 시간과 전문성을 고려하면, 초보 투자자가 직접투자로 전문가를 이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겸손한 접근이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김진웅=투자를 결정했다면 자산을 구분해서 배분해라. 생활비 3~4년치는 안전상품에 두고 그중 1년 생활비는 통장에, 1년 뒤부터는 정기적금을 확보한 후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해야 한다. 우리 같은 50대에게는 원금보전이 수익률만큼 중요한데, 무리한 투자로 인한 손실은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 투자방식은 직접투자보다는 타깃데이트펀드(TDF)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전문가에게 맡기는 수준으로 시작해라. 변동성은 있지만 리밸런싱도 해주고 알아서 해준다. TDF는 'Target Date Fund'로,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배분을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초보자들이 복잡한 포트폴리오 관리 없이도 체계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 시점과 금액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김진웅=시장이 너무 좋을 때 급하게 시작하는 건 위험하다. 2000년 장이 좋을 때 시작한 사람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한 사람들이 수익이 더 좋았다. 시장 타이밍을 맞추기는 전문가도 어렵다. 경험이 없으면 처음엔 정말 조금만 해라. 잃어도 되는 수준만. 이후에 나눠서 투자하고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처음부터 큰 금액을 투자하면 작은 손실에도 패닉 상태가 되어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단계적 투자를 통해 시장의 움직임을 체감하고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세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동엽=솔직히 말하면 평소 투자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 투자를 하고 싶어지는 때가 있는데 대부분 상투다. 처음엔 소심하게 적은 금액만 투자하다가 상승장의 끝 무렵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망하는 패턴이 많다. 당신이 들어갈 때가 꼭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인정하고, 'FOMO(Fear of Missing Out)' 때문이라도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 시장에 머물러서 꾸준히 적립식으로 사는 게 최선이다. FOMO는 놓칠 것에 대한 두려움인데, 투자자들이 시장 상승 시기에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다. 이로 인해 고점에서 투자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시작 시점이 꼭지에 가까울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나눠서 사라.
―투자를 시작했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
▲김동엽=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3개월, 6개월 투자는 운에 맡기는 것이다. 10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이길 확률이 훨씬 높다. 1년 성과는 운이다. 운과 실력을 착각하면 안 된다. 엄청난 수익이 아니라 목표 벤치마크 수익률을 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라. 무리한 수익률 추구보다는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것이 은퇴 준비에 더욱 효과적이다.
▲김진웅=10년, 20년을 바라보고 투자해야 한다. 10년은 공부하는 시간이라고 봐야 한다. 50대가 적지는 않은 나이지만 기대여명이 길어서 충분히 가능하다. 급하지 않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50대의 기대여명이 80세를 넘어서면서 은퇴 후에도 20~30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새로운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조급함이 투자 실패의 주요 원인이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무리한 투자를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또 하나의 인생이 기다리고 있으니 천천히 준비해도 된다.
―투자할 때 심리적으로 주의할 점은.
▲김진웅=자산을 몰아서 한방에 시작하면 변동성을 감내하기 힘들다. 경험을 쌓아가면서 심리가 커지면 금융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게 된다. 투자 경험이 쌓이면서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심리적 안정감도 함께 증가한다. 처음에는 10% 떨어져도 잠을 못 자지만, 경험이 쌓이면 30% 떨어져도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며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김동엽=자기 확신이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나는 돈 벌 자신이 있다"는 생각은 대부분 오해다. 내 생각과 수익률이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겸손해야 한다. 초기 투자에서 운 좋게 수익을 얻은 경험이 과신으로 이어져 더 큰 손실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1~2년 잘했다고 해서 자신이 투자의 귀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회복탄력성이 있는 S&P500이나 코스피200 같은 검증된 지수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개별주식은 회사가 망하면 못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50대 투자자들은 은퇴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원금손실 위험이 큰 투자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검증된 지수나 우량 펀드를 통해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략이다.
―투자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이 투자할 상품을 추천해 준다면.
▲김진웅=상대적으로 변동성을 줄여 가는 투자를 하고 싶은 분들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펀드가 좋다. 변동성을 감내하면서 초과수익을 얻고 싶은 분들은 AI반도체 같은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를 추천한다. 복잡한 거 싫지만 투자상품을 활용하고 싶다면 TDF를 10년 단위로 나누어 투자하면 괜찮다. 2030년 은퇴예정인 경우 TDF2030에 50%, 2040에 30%, 2050에 20% 이런 식으로.
―성공적인 은퇴 투자를 위한 마지막 조언을 한다면.
▲김동엽=운과 실력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는 기술보다는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내가 얼마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결국 50대 투자자들에게는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학습과 점진적인 경험 축적,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투자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편안하고 안정된 노후를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그러니 투자 자체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큰 그림에서 접근해야 한다.
▲김진웅=50대는 투자를 통해 큰 부를 축적할 시기가 아니라 지금까지 모은 자산을 안전하게 보전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정도의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시기다. 욕심을 버리고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성공적인 은퇴 준비의 핵심이다. 우리에게는 실패를 만회할 시간이 많지 않다. 큰 수익을 노리다가 큰 손실을 보는 것보다는 작은 수익이라도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은퇴 후 20~30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준비다.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투자도 그 일환일 뿐이다.
김기석 경제부장 |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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