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계 여실히 드러낸 쌍십절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쌍십절)을 맞아 진행한 대규모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 목적에 집중하면서, 권력 세습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을 피하기 위해 주애를 등장시키지 않았을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은 외빈 앞에서 “몇 년만 잘 버텨 북한을 ‘풍요로운 낙원’으로 가꾸자”는 취지로 연설해, 현재 주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 됐다.
12일까지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보도된 쌍십절 관련 사진과 영상을 살펴보면, 9일 밤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벌어진 경축대회와 10일 밤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열병식에서 주애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외빈들이 평양에 모인 대대적인 경축 행사인 만큼 주애가 등장해 후계 구도를 공식화할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김 위원장은 주애를 행사에 노출시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주애는 2023년 2월 건군절 75주년 기념 열병식과 9월 정권 수립 75주년 열병식에는 참석해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서기도 했다. 당시 군 장성들은 주애를 극진히 예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애는 지난달 2일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 행보로 꼽힌 중국 전승절 참석 베이징 여정에 동행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열병식이 개최된 톈안먼 망루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전승절 동행을 계기로 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안방인 평양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주애가 등장할 경우 해외 정상과 사절단이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높았고, 세습 정치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도 신경 쓰였을 것”이라며 “블랙코미디(부조리극) 같은 쌍십절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운데)가 2023년 2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인민군 창설 기념 열병식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쌍십절)을 맞아 진행한 대규모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 목적에 집중하면서, 권력 세습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을 피하기 위해 주애를 등장시키지 않았을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은 외빈 앞에서 “몇 년만 잘 버텨 북한을 ‘풍요로운 낙원’으로 가꾸자”는 취지로 연설해, 현재 주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 됐다.
12일까지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보도된 쌍십절 관련 사진과 영상을 살펴보면, 9일 밤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벌어진 경축대회와 10일 밤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열병식에서 주애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외빈들이 평양에 모인 대대적인 경축 행사인 만큼 주애가 등장해 후계 구도를 공식화할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김 위원장은 주애를 행사에 노출시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주애는 2023년 2월 건군절 75주년 기념 열병식과 9월 정권 수립 75주년 열병식에는 참석해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서기도 했다. 당시 군 장성들은 주애를 극진히 예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9월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김 위원장의 딸 주애(붉은 원)가 동행한 것이 보인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주애는 지난달 2일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 행보로 꼽힌 중국 전승절 참석 베이징 여정에 동행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열병식이 개최된 톈안먼 망루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전승절 동행을 계기로 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안방인 평양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주애가 등장할 경우 해외 정상과 사절단이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높았고, 세습 정치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도 신경 쓰였을 것”이라며 “블랙코미디(부조리극) 같은 쌍십절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 스스로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 주민들을 독려하는 연설을 한 것은 북한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꼴이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9일 경축대회 연설에서 그는 “우리가 지금과 같은 기세로 몇 해 동안 잘 투쟁하면 얼마든지 우리 손으로 우리 생활을 눈에 띄게 개변할 수 있다”거나 “반드시 이 나라를 더욱 풍요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사회주의 낙원으로 일떠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결정적으로 북한의 경제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낸 연설”이라며 “화려한 평양의 모습을 공개한 듯 보였지만, 되레 (고통받고 있는) 일반 북한 주민들의 마음속 반감 또한 커졌을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