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2 반도체.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가 오는 14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달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성적표가 차례로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에이치비엠)와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직전 분기의 2배 이상인 10조원이 넘는 ‘깜짝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종합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조1419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을 10.4% 웃돌 것이란 예상치다. 석 달 전 전망치와 견주면 20.6%나 눈높이가 높아졌다. 잠정실적은 최종 결산에 앞서 투자자 편의를 돕기 위해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추정한 결과다. 이는 이달 말 발표될 3분기 실적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10조4439억원) 대비 55.2% 줄어든 4조6761억원이었다.
삼성전자 실적 기대감이 커진 배경에는 에이치비엠 공급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깔려 있다. 에이치비엠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에이엠디(AMD)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챗지피티(Chat GPT) 개발사 오픈에이아이(AI)와도 에이치비엠 공급 협력을 약속한 만큼 시장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지난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의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범용 디(D)램 가격이 오른 것도 호재다. 주요 메모리 제조 업체들이 서버용 디램에 집중한 탓에, 오히려 범용 디램의 가격이 올라간 것이다. 지난달 기준 피시(PC)용 디램 범용의 평균 고정 거래가는 6.3달러로, 6달러를 넘은 것은 201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호황 덕에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부에서만 5조∼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티브이(TV) 등의 사업을 하는 디엑스(DX) 부문도 지난 7월 플래그십(고급) 스마트폰인 갤럭시 제트(Z) 플립과 폴드 등을 출시하며 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오픈에이아이와 에이엠디는 전략적 협력을 위해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삼성전자가 이 동맹의 최대 수혜자”라며 “경쟁사 대비 아직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했다.
한편, 에이치비엠 시장 1위인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역시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에 에이치비엠을 공급하는 주요 협력사로 지난 2분기에도 9조2129억원이라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에스케이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55.2% 증가한 10조9142억원으로 추산됐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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