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계엄 때 명령 불복한 내 체포조장, 언제 한번 만나고 싶다"

'일부러 편의점... 시간 끌었다' 증언 최진욱 소령
韓 "마음이 참 아팠다... 제 마음 전해진 것 같아"
'韓 배신자론'엔 "그들이 민주주의·국가 배신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캡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당시 '한동훈 체포조' 조장을 맡았던 최진욱 소령에 대해 "한번 조용히 뵙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계엄 저지 행위를 '배신'이라고 말하는 보수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민주주의와 국가에 대한 배신자"라고 되받아쳤다.

"최 소령, 시간 조금 지나면 뵙고 싶어"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계엄 당시) 한동훈 체포조의 조장으로 임명된 분이 있는데, 그분이 법정에서 나와서 증언한 내용이 있다"고 운을 뗐다. 최 소령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불법계엄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에 진입하지 않은 채 부대원들과 국회에서 4블록 이상 떨어진 은행 근처에만 머물렀고, 편의점에 들러 생수를 샀다'고 증언했다. 한 전 대표는 "저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따르기 싫어서 어떻게든 안 해보려고 편의점에 가서 일부러 생수를 사면서 시간을 끌고 이렇게 뭉갰다"며 "마음이 참 아팠다"고 말했다.

최 소령 같은 계엄군들의 노력이 나라를 구한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12월 3일 밤에 실제로 이 점을 많이 생각했다. 위법한 명령을 받고 계엄군으로 온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저 사람들은 나중에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정말 많이 걱정했다"며 "한편으로 저분들이 제대로 행동해 줘야 계엄을 막을 수 있고, 나라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가 '계엄군은 위법한 명령이니까 따르지 말라' '그것을 따르지 않아도 여당 대표로서 보호해주겠다' 이런 메시지를 반복해서 낸 것"이라고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최 소령의 증언을 보며) 그때 제 절실한 마음이 전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간이 조금 지나면 최 소령 같은 분과 한번 조용히 뵙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계엄해제=배신' 프레임에 "그들이 국가 배신"

이날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본회의 참석을 독려했던 한 전 대표의 행위를 배신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에 대해 "결국 저는 그 시점에서 제가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재차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그때) 제가 나서지 않았다면 게엄이 해제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로 들어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걸 배신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국가에 대한 배신자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할 말 있는 분들은 저한테 연락을 달라, 한번 이야기해보자"고 강조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