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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카타르 공군시설’... MAGA “F-15기로 테러 당하나” 반발

조선일보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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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제1 자금줄’이고, 9ㆍ11 테러 최고 기획 주범을 숨겨준 나라”
“9ㆍ11 테러범들, 미국에서 비행훈련 받은 것 잊었냐”
카타르는 “좁은 영토서 다양한 전술 훈련 하기엔 한계”
미 국방부는 11일 미국 서부 아이다호 주의 미군 기지 안에 카타르 공군이 전용(專用으로 전투기 조종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트럼프 지지세력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주요 인사들은 “테러집단 하마스에 돈 대주는 나라를 위해 전용 시설을 미국 본토에 짓는 게 말이 되느냐” “다음 번 9ㆍ11테러는 F-15 전투기로 당하게 생겼다”고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미 본토의 공군기지에서 자국 전투기를 구입하는 동맹국 조종사들을 상대로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으나, 특정 국가 공군을 위한 전용 훈련시설을 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사우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국방장관은 10일 펜타곤에서, 아이다호 주 남서부에 위치한 ‘마운틴 홈(Mountain Home) 공군 기지 안에 카타르 전투기와 조종사들이 주둔하면서 미 조종사들과 함께 훈련 받는 ‘카타르 왕립 공군 시설(Qatari Emiri Air Force facility)’을 건설하는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에 따라, 마운틴 홈 미 공군기지에는 앞으로 10년간 카타르가 구매하는 F-15QA 12대가 배치되며, 카타르와 미 공군 인력 300명이 함께 생활하게 된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 기지가 “카타르 F-15기와 조종사들로 구성된 부대”를 수용해 합동 훈련을 강화하고 살상 능력과 상호운용성을 증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동 지역 내 최대 공군기지(알 우데이드)를 두고 있는 카타르는 미 중부사령부의 전략적 허브 역할을 해왔다. 카타르 왕실은 또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에어포스 원’으로 쓸 수 있도록 4억 달러짜리 초호화 B-747 왕실 전용기를 기증해, 현재 미 공군이 이를 개조하고 있다.

카타르가 미 본토에 공군 훈련 시설을 지으려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좁은 영토 탓이다. 카타르 면적은 1만1581㎢로, 경기도보다 조금 크다. 실탄 사격 훈련을 비롯한 다양한 전술 훈련을 하기에는 훈련의 질과 빈도 면에서 제약이 크다는 것이다. 2016년 미국으로부터 F-15 구매 계약을 맺으면서, 카타르의 건조하고 평평한 사막 지형과 비슷한 곳에 훈련 시설을 제공해 달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래서 ‘마운틴 홈’ 공군 기지가 선정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전세계에 자국 공군기지를 두고 있지만, 미 본토에 외국군 전용 군사 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예를 들어, 마운틴 홈 기지에는 현재 싱가포르 공군 병력이 F-15SG 전투기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735.7㎢) 역시 서울보다 조금 큰 영토라서, 조종사 훈련을 해외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에는 독일 공군이 1958년부터 텍사스주의 셰퍼드 공군 기지 내에 ‘독일 공군 전술 훈련사령부(미국 분소)’를 두고 있다. 미 국방부는 카타르 전투기들은 미 공군 제366 전투비행단의 지휘 하에서 “별도이지만 통합된 전투 비행대”로 작전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9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에 대한 안전 보장’ 행정명령을 통해 카타르를 ‘확고한 동맹국(steadfast ally)’으로 규정하고 “카타르의 영토ㆍ주권ㆍ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어떠한 무력 공격도 미국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군사 조치를 포함한 모든 합법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나왔다.

트럼프는 9월 9일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하마스 해외 지도부가 위치한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공습한 데 대해 격노한 바 있다. 이 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월29일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카타르 총리와 연결된 전화 통화에서 “인질 협상 중에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해 공격하고 카타르 주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유감(regret)”을 표시했고 ”다시는 그러한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월2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선한 카타르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같은 달 9일 카타르 수도 도하를 공습한 것에 대해 준비한 메모를 보며 사과하고 있다./백악관 제공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월2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선한 카타르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같은 달 9일 카타르 수도 도하를 공습한 것에 대해 준비한 메모를 보며 사과하고 있다./백악관 제공


그러나 MAGA 인플루언서이자 트럼프의 주요 지지세력인 로라 루머는 소셜미디어 X에 9ㆍ11테러를 기획한 주범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마드(KSM)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하마스 테러집단의 자금줄인 나라,카타르의 조종사들을 미 본토에서 왜 훈련시키느냐. 24년 전 무슬림 지하디스트들이 미국 땅에서 비행 훈련을 받았던 것을 잊었느냐”며 “다음 번 9ㆍ11 테러는 F-15로 자행되는 것 아닌지, 두고 볼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더 이상 공화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또 다른 보수 논평가 에이미 말렉도 “카타르는 미국 내 영향력을 사려고 1000억 달러를 썼고 그 대가를 받고 있다”며 “하마스의 ‘제1 돈줄’인 카타르가 미국 본토에 카타르 공군 시설을 여는 거래를 미국 정부가 승인했다는 사실에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MAGA 주요 인사들의 반발이 크자,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늦게 소셜미디어에 “카타르가 미국 땅에 그들만의 기지를 갖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른 모든 파트너 국가 조종사 훈련과 마찬가지로, 기존 기지를 통제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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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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