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7.0 °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사설] 핵 뒷배로 사회주의 낙원 세우겠다는 김정은의 미몽

한국일보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지난 9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리창 총리, 러시아 메드베데프 안보회의 부의장, 베트남 또 럼 당 총비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대회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리창 총리, 러시아 메드베데프 안보회의 부의장, 베트남 또 럼 당 총비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대회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연설에서 북한을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사회주의 낙원으로 일떠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톈안먼 망루에 오른 데 이어 중·러 2인자들과 평양 5·1 경기장에 나란히 서서다. 중·러 묵인을 발판 삼아 핵 보유국 지위를 확고히 한다면 자신이 꿈꾸는 ‘사회주의 문명국’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일 테지만 한낱 미몽일 뿐이다.

김정은은 “우리 공화국의 국제적 권위는 날로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몇 해 동안 잘 투쟁하면 우리 손으로 우리 생활을 눈에 띄게 개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패권 경쟁 심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질서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북중러 협력을 강화하며 버틴다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고 대북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최근 중·러가 기존의 ‘북한 비핵화’ 원칙에서 후퇴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날 공개된 노동당·통합러시아당 공동성명에는 “북한 지도부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확고한 지지를 표했다”며 북핵을 사실상 용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9월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 앞선 정상회담 때마다 핵심 의제로 다뤄졌던 것과 대비된다. 18년 만에 북한을 찾은 베트남 최고지도자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은 북한과의 국방·군사 교류는 대북제재에 저촉될 가능성이 큰데도 보란 듯이 국방부 장관을 대동했다.

고립을 자처해왔던 북한이 최근 국제외교 무대에 적극 나서려는 움직임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단지 핵 보유국 지위 강화와 제재 무력화 차원이라면 규칙에 기반한 국제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10여 년도 넘게 진행돼온 경제와 핵무력 병진정책을 여전히 역설하면서 사회주의 건설의 새 도약기를 열겠다고 했지만,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피를 통해 겨우 경제 파탄 상황을 면하고 있을 따름이다. 더 이상 북한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호날두 은퇴 선언
    호날두 은퇴 선언
  2. 2마이클 잭슨 딸 마약
    마이클 잭슨 딸 마약
  3. 3황교안 내란선동 체포
    황교안 내란선동 체포
  4. 4트럼프 손녀 LPGA 데뷔
    트럼프 손녀 LPGA 데뷔
  5. 5김용현 구인영장 발부
    김용현 구인영장 발부

한국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