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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개편은 역풍 맞았지만… 유튜브·인스타는 ‘숏폼’으로 성장 질주

조선비즈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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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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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소셜미디어(SNS)·콘텐츠 기업들이 길이 10~60초 내외 ‘숏폼(short form·짧은 동영상 콘텐츠)’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숏폼 서비스 ‘릴스’를 앱 전면에 내세운 개편을 실험 중이고,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공유 SNS를 출시해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짧고 직관적인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숏폼이 이용자의 앱 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최근 한국과 인도에서 모바일 앱 접속 시 첫 화면에 친구 게시물이 보이는 ‘피드’가 아닌 숏폼 콘텐츠 ‘릴스’가 먼저 보이도록 개편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달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30억명을 돌파했는데, 회사 측은 최대 3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촬영·편집·공유할 수 있는 릴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는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지난해 앱 이용 시간의 절반을 릴스에서 보냈고, 최근 릴스의 전체 시청 시간은 10억 시간을 넘어섰다”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 중 하나인 릴스를 더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번 새로운 홈 화면 개편 실험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번 변화는 시범적으로 운영되며, 이용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홈 화면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

유튜브도 모바일 앱에 처음 접속할 때 보이는 홈 화면에 자사 숏폼 서비스 ‘숏츠’를 상단에 배치하고 있다. 일반 동영상보다 숏츠를 먼저 보여주는 구조를 택한 이유는 숏츠 수요가 늘면서 광고 수익성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출시된 유튜브 숏츠는 2023년 기준 월간 사용자 20억명, 하루 조회수는 700억회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유튜브는 최신 수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모회사 알파벳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숏츠 조회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올해 숏츠가 시청 시간당 광고 수익 측면에서 장편 유튜브 영상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숏츠의 수익성이 일반 동영상을 넘어섰다고 모한 CEO는 덧붙였다. 짧은 콘텐츠가 장편 동영상보다 제작하기가 수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수익성은 숏츠가 훨씬 좋은 셈이다.

오픈AI의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소셜미디어(SNS) 소라로 생성한 영상./오픈AI 소라 소개 홈페이지

오픈AI의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소셜미디어(SNS) 소라로 생성한 영상./오픈AI 소라 소개 홈페이지



숏폼 중심의 영상 콘텐츠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하나의 큰 흐름으로 자리매김하자, 오픈AI도 AI로 생성한 영상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SNS ‘소라’를 지난달 30일 선보였다. 이용자가 프롬프트(지시)를 글로 입력하면 최대 10초 길이의 영상 제작이 가능하다.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비슷한 숏폼 플래폼처럼 피드에 영상을 게시하고 ‘좋아요’를 누를 수 있다. 빌 피블스 오픈AI 소라 부문 대표는 “소라는 출시 5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수익 다변화와 범용인공지능(AGI) 달성을 목표로 숏폼 중심 SNS 시장에 진출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구글과 메타가 각각 유튜브,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으로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오픈AI는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I 개발과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고 있는 오픈AI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유료 구독자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챗GPT 외 추가 수익원이 될 수 있는 다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AI 영상 생성 앱이 장기적으로 범용AI 개발에 필요한 학습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웹툰 업계도 숏폼 기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콘텐츠 소비 형태가 글·이미지에서 짧은 영상으로 옮겨가면서 웹툰 수요가 줄어드는 데 따른 조치다. 웹툰 장면을 최대 2분 길이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짧은 시간 내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 선호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컷츠를 통해 숏폼 애니메이션 콘텐츠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AI 기반 웹툰 제작 도구 ‘헬릭스 숏츠’로 숏폼 시장에 진출했다.

숏폼 열풍은 2016년 중국 바이트댄스의 틱톡이 시작했다. 틱톡이 숏폼 유행을 선도하면서 2018년을 기점으로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이후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 기존 플랫폼도 앞다퉈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숏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47억9000만달러(약 49조원)에서 오는 2032년 2895억2000만달러(약 400조원)로 연평균 약 30%씩 성장할 전망이다. 숏폼 영상의 주요 소비층은 13~20세 학생과 20~30대로 조사됐다.


다만 짧은 영상이 대세라고 해서 무조건 숏폼을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대규모 개편에서 숏폼과 친구 사진을 피드에 전면 배치한 카카오톡은 역풍을 맞았다. 카카오톡은 체류 시간을 늘리려고 숏품 중심의 업데이트를 추진했지만, 모바일 메신저의 본질을 외면한 패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카카오톡의 인당 월 평균 사용 시간은 685분으로, 하루 이용 시간은 약 22분으로 추정된다. 인스타그램(34분)과 틱톡 라이트(36분)의 하루 이용 시간에 뒤처진다는 점을 의식해 영상과 사진 위주의 개편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업무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콘텐츠 중심의 플랫폼의 형태를 그대로 도입하니 반응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며 “플랫폼 특성을 고려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부정적인 여론에 대응해 4분기 중으로 앱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로 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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