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생, 캄보디아서 또 납치 사망⋯고문 받다 심장마비 추정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을 당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 예천군 출신의 대학생 A(22)는 여름방학 기간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박람회를 위해 집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사망했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캄보디아로 향했고 약 일주일 뒤 가족들은 “A씨가 사고를 쳐 감금됐다”라는 내용의 연락을 받았다. 전화를 건 남성은 조선족 말투를 썼으며 “5000만 원을 보내주면 풀어주겠다”라고 요구했다.

이후 가족은 캄보디아 대사관과 경찰에 신고했으나 피해자의 정확한 위치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화가 걸려온 지 나흘 뒤에는 피해자는 물론 협박범과도 연락이 끊겨 더 이상의 소식을 접할 수 없었다.

A씨의 소식이 들려온 것은 시간이 더 흐른 지난 8월 8일. 안타깝게도 A씨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씨는 캄보디아 캄폿주의 보코산 범죄 단지 인근에 감금돼 있었다. 대사관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사망 원인은 고문과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현재 경북경찰청은 현지 경찰과 공조해 A씨의 캄보디아 입국 이유 등 정확한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발생하는 한국인 납치 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에 불과하던 납치 사고가 지난해 220건, 올해 8월까지 330건으로 급증했다.

피해자 중 상당수는 고수익을 미끼로 내건 해외 취업 사기에 속아 캄보디아로 향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지난달 17일 캄보디아 프놈펜 등 일부 지역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및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투데이/한은수 (onli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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