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활동가, 이스라엘 '사막 교도소' 수감…"가혹한 환경"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 선박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되면서 탑승자 중 한국인 활동가가 ‘악명 높은’ 이스라엘의 케치오트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포 선박 탑승 한국인 김아현씨. (사진=강정친구들 인스타그램 캡처)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강정친구들,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 씨가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위치한 케치오트교도소에 수감됐다.

나포 후 억류된 탑승자들에게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팔레스타인 지원 인권단체 아달라는 이 교도소가 “가혹하고 학대적인 환경으로 악명이 높다”고 설명했다.

케치오트교도소는 과거부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관계자나 테러 혐의자들을 수용하는 고위험 구금시설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도 같은 선단에 탑승해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곳에 수감된 뒤 지난 6일 추방된 바 있다.

앞서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활동가들을 향해 “그들은 케치오트교도소의 환경을 알았다면 이스라엘로 오기 전에 다시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해당 한국인 활동가의 안전 확보와 조속한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 측과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9일 오후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대사대리를 만나 “이스라엘에 의해 나포된 선박에 탑승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조기 석방을 위해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샤인 대사대리는 “관련 절차를 거쳐 한국 국민이 최대한 신속하게 석방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며 “안전 보장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 차관은 해외 체류 중인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대사에게도 직접 연락해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이 현지 당국 및 우방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신속한 석방을 위해 총력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구호선단 활동가들. (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국제 구호선단 ‘천 개의 매들린 함대’는 지난 8일 새벽 가자지구 해역에 접근하던 중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나포됐다. 해당 선단에는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 씨를 포함한 11척의 구호선이 포함돼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선박을 이스라엘 항구로 강제 이송했으며 현지 언론은 “구호선 탑승자들은 전례에 따라 조사 후 추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