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 하나 4000원대”… 빵값은 오르는데 빵집 월수입은 ‘글쎄’

서울 한 빵 판매점 모습./연합뉴스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베이글 가격이 실제로 3년 사이 4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1~2위를 다툰 소금빵·샌드위치도 3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베이커리·제과점의 월평균 매출은 임대료·재료비·인건비 등 비용이 매출을 앞지르면서 2년 연속 하락 끝에 적자 전환했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9일 공개한 ‘베이커리 시장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빵은 소금빵으로 전체 판매의 15.7%를 차지했다. 2위는 샌드위치(15.0%)였고, 이어 식빵(7.2%), 크루아상(5.3%), 베이글(5.2%) 순이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가격 인상 폭은 베이글이 가장 컸다. KCD가 올해 상반기 기준 판매 상위 10종의 중위 가격을 분석한 결과, 6월 말 베이글 중위 가격은 4400~4900원으로 2022년 6월보다 44% 상승했다. 소금빵은 2022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2000~2500원대였지만, 현재는 일반 가격대가 3000원 이상으로 자리 잡았다. 샌드위치는 7500~8300원(32%), 소금빵은 3300~3700원(30%)으로 30%대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은 오르지만 업종 수익성은 악화하는 추세다. KCD에 따르면 6월 기준 ‘베이커리·제과점’ 업종 월평균 매출은 약 907만원으로, 최근 2년간 감소세를 이어가다 적자 전환했다. 임대료·재료비·인건비 등 비용이 매출을 앞질렀다는 의미다. ‘다방·커피숍·카페’ 업종 월평균 매출은 약 724만원으로 증감 폭은 크지 않지만, 순이익은 점차 줄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소비자 체감 물가와 업계 수익성 사이의 온도차로 가격 논쟁도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8월 구독자 360만명의 경제 유튜버 ‘슈카’가 ‘빵플레이션’ 대응을 한다며 소금빵·베이글 등을 990원에 판매하자 관심이 쏠렸지만, 자영업자들이 “기존 빵집들이 졸지에 폭리를 취하는 사람이 됐다”고 반발해 판매는 약 일주일 만에 중단됐다.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개인 제과점 간의 격차도 뚜렷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매출 지수가 높고 폐업률이 낮았으나, 개인 제과점은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고 폐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KCD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전국 3만7000여 제과업장과 1만5000여 카페·제과점을 대상으로 2022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의 포스 및 배달 앱 데이터를 분석해 작성됐다.

[정아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