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한 뒤 “영화를 보는 것 자체로 문제 삼는 건 오히려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대표가 제주 4·3 사건을 왜곡한 영화를 봤다는 제주 시민단체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양한 역사적 관점을 담은 영화”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장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4·3 유족들이 ‘3만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영화관람을 비판한 것에 대해 “억울한 희생에 대해 반드시 희생을 기리고 역사가 평가해야만 한다”며 “하지만 역사적 진실은 완벽하게 그대로 기록할 수는 없다. 따라서 역사를 보는 관점은 늘 열려있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장 대표는 “역사는 검증의 대상이지 ‘입틀막’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건국전쟁2’도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이다. 거기에서 주장하는 새 사실이 문제가 있다면 객관적 자료로 서로 증명하고 검증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는 것 자체로 문제 삼거나 제가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의 희생을 폄훼한다고 몰아붙이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프레임이자 오히려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장 대표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건국전쟁2’를 관람한 뒤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인정되지 않으면 역사는 쉽게 왜곡된다”며 “어떤 희생이 있다고 해서 역사적 사실이 반드시 한쪽으로 기술되거나 다른 방향을 얘기하는 게 금지되면 안 된다”고 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해당 영화를 만든 김덕영 감독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자 지난 8일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4·3 당시 제주도민들에 대한 탄압에 앞장섰던 박진경 대령 등을 미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에 대한 감사의 표시는 3만(명의) 4·3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이며, 10만(명)이 넘는 4·3 유족들의 상처를 다시 후벼 파는 행위”라고 성명을 냈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지난 7일 “역사를 짓밟고 제주도민을 모욕하는 발언에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건국전쟁2’는 4·3사건 당시 제주도민을 강경하게 진압하다가 부하들에게 암살당한 제11연대장 박진경 대령이 학살의 주범이 아니라며 역사적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편향성과 완성도 부족 등을 이유로 해당 영화를 독립영화로 승인하지 않았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