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 주 화제를 모은 ‘이번주인공’들을 알아볼까요?
그녀는 무엇이든 집요했습니다.
2013년 칠레의 영장류 재활 구조 센터에서 아기 원숭이를 안고 있는 모습 AFP연합 |
침팬지와 70여년... 위대한 생태학자 ‘제인 구달’ 별세
대학이라곤 문턱에도 못 가봤고, 경력이라곤 비서와 웨이트리스가 전부였던 26살. 이 여성이 세상을 놀라게 한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것도 과학계 주류가 남성들로 가득 차 있던 1960년대에 말입니다. ‘침팬지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제인 구달의 이야기입니다.그녀는 무엇이든 집요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사랑했던 그녀는 20대 초반 케냐로 건너갑니다. 뱃삯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서 말이죠. 꿈을 좇는 사람은 주변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나 봅니다. 그녀의 열정을 알아본 사람들이 ‘루이스 리키’ 박사를 소개해 줍니다. 케냐를 중심으로 고고학을 연구하던 저명한 학자였던 그도 제인 구달의 진가를 단번에 알아봤습니다. 학위도, 경력도 없는 그녀를 연구 보조로 쓰기로 한 겁니다.
가지 않은 길을 갔습니다.
학계 주류가 가지고 있던 방법론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어떠한 선입견도 없었기에 침팬지 무리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망원경과 공책, 텐트 하나. 오로지 본인의 두 눈과 귀, 손으로 이뤄낸 연구에 착수합니다. 그렇게 3개월간 침팬지와 교감한 끝에 ‘개미를 사냥하기 위해 도구를 쓰는’ 침팬지의 모습을 관찰해 냅니다. 도구는 인간만이 사용한다는 오랜 생각을 부숴버린 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진화했습니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의 행동 연구를 통해 필연적으로 생태학에 눈을 뜹니다.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점점 개체수가 줄어가는 현실을 목도하고 과학계의 울타리 밖으로 나와 대중들 앞에 섭니다. 1990년대엔 청소년 환경운동 프로그램인 ‘뿌리와 새싹(Roots and Shoots)’으로 보폭을 넓혔습니다.
끝까지 열정적이었습니다.
그녀가 91세로 별세한 2025년 10월 3일, 제인 구달은 연단에 설 예정이었습니다. 기후 변화와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강의는 영상으로 대체됐지만, 그녀의 마지막 호소는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이 파괴된 세상에서 제가 가장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젊은이들입니다”
‘쉰스타’ 논란에 ‘불통’ 오명까지…홍민택 카카오톡 CPO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경기 용인시 카카오 인공지능(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2025’에서 새로운 카카오톡을 소개하고 있다. |
카카오톡 사태의 책임소재를 두고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카카오톡은 지난달 23일 15년 만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면서 카카오톡을 메신저 중심이 아닌 ‘소셜미디어+ai 일상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NS처럼 변신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반나절도 안돼 “카카오톡을 돌려달라”는 원성에 부딪힙니다.
팀장님의 10년전 사진까지 피드에 뜨는가 하면, 채팅방 자리엔 숏폼 화면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결국 카카오톡은 지난달 29일 ‘피드형 친구탭’을 4분기 내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사용자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연히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홍 CPO를 향한 비판 수위도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직장인들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홍 CPO 책임론이 부각된 것입니다. 자신이 카카오 직원이라며 올라온 글에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모두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강행했다”, “토스 출신들끼리 뭉쳐 반대하면 카무원(카카오+공무원) 취급”이라며 ‘불통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달 1일 이승건 토스 대표도 저격성 글을 남겼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카카오 사태를 암시하는 듯 “악성 하향식 문화는 토스가 일하는 방식과는 상관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카카오톡이 이 논란을 딛고 다시금 ‘국민 메신저’로 우뚝 설 수 있을까요?
AI 키다리 아저씨로 변신한 참치왕…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오른쪽)과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1일 서울대에서 ‘김재철AI클래스 기금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서울대 |
90세 노인과 인공지능. 언뜻 들으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대개 90세쯤 되면 스마트폰조차 능숙히 못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은 다릅니다. 평생 번득이는 눈으로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바로 영원한 마도로스이자, 무에서 유를 창조한 1세대 기업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입니다.
이달 2일 김 명예회장은 서울대에 AI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250억원을 기부 약정합니다. 서울대는 김 명예회장의 이름을 딴 ‘김재철 AI클래스’를 신설해 매년 학부생 30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10년간 300명을 선발해, 학석사 통합 과정을 운영합니다. 미국 중국에 대적할 AI인재를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김 명예회장의 AI 행보는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KAIST의 AI 연구 수준이 세계 5위’라는 보도를 접하고 당장 KAIST로 달려갔습니다. 이광형 총장을 만나 “AI 역량을 세계 1위로 끌어 올려달라”며 흔쾌히 544억원을 내놓습니다. 2019년에도 한양대에 AI 센터 설립을 위한 기금을 기부합니다.
일제강점기,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뼛속까지 고생이 사무쳐서일까요. 교육보국은 그의 평생 신념입니다. 동원산업을 창업한 지 딱 10년이 되던 해인 1979년, 사재를 출연해 동원육영재단을 세웠습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젠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뚫으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젊음은 아낀다고 저축되지 않습니다, 늘 악착같이 도전하세요.”라고 조언합니다. 도전이 곧 청춘의 조건이라면, 구순의 김재철 회장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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