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서울대 의사과학자, 절반은 연구소 아닌 병원으로

조선일보 김도연 기자
원문보기
2018년부터 배출한 48명 중
연구·학술기관 진출 23명 그쳐
질병 연구와 의료 혁신을 목표로 양성한 의사과학자 절반이 의과학 연구소가 아닌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등이 8일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서울대가 2018년부터 지금까지 배출한 의사과학자 48명 중 22명(45.8%)이 의료·보건 기관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학술 기관으로 진출한 경우는 23명(47.9%)에 그쳤다. 나머지 3명은 진로 파악이 안 됐다.

서울대는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 의사가 아닌 의학 분야 연구자를 양성하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2008년 시작했다. 바이오·신약 연구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의사과학자를 키우겠다는 취지였다. 의대 학부생과 전공의, 박사 후 연구원 등이 참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친 의사 중 절반이 임상 분야로 진출해 프로그램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대학 상황도 비슷하다. 복지부는 서울대, 이화여대, 카이스트 등 의사과학자 양성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과 연구자에게 예산을 지원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을 201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 9월까지 총 77명이 배출됐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순수 연구 분야로 진출한 경우는 34명(44.2%)이었다.

한국은 미국 등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의사과학자 규모가 매우 적다. 매년 의대 졸업생 3300여 명 중 30명 정도만 의사과학자의 길을 택한다. 반면 미국은 일찌감치 여러 의대에 의사과학자 양성 과정을 도입해 연간 1700명 정도를 배출한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임상 의사가 아닌 의사과학자로 일한다.

서울대는 의사과학자 배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의과학을 가르치는 독립 학부 신설을 추진했다. 지난해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할 때 ‘의과학과 학부 신설’을 조건으로 50명을 증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가 서울 지역 의대는 정원을 늘리지 않아 서울대의 의과학 학부 신설은 무산됐다. 현재 서울대는 기존 의대 정원의 일부를 활용해 공대와 연계한 ‘의과학 연합 전공’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이 연구에 매진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가 연봉을 수배 더 받고 의과학 분야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면 의사과학자가 늘어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도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진태현 박시은 2세 계획 중단
    진태현 박시은 2세 계획 중단
  2. 2샌프란시스코 말리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말리 이정후
  3. 3굿파트너2 김혜윤
    굿파트너2 김혜윤
  4. 4제주SK 조자룡 대표이사 선임
    제주SK 조자룡 대표이사 선임
  5. 5임은정 백해룡 공방전
    임은정 백해룡 공방전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