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오픈 트레이닝에서 가볍게 뛰며 몸을 풀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지금은 포백과 스리백을 이야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만 더 강한 상대로 스리백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9일 10월 A매치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스리백 수비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홍 감독이 말한 “더 강한 팀”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스리백 시험 무대가 펼쳐진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삼바 군단’ 브라질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모의고사를 치른다.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이후 14일 오후 8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복병 파라과이와도 대결한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스리백 실험을 이어가는 한국으로선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브라질이 모의고사 상대로는 제격이다.
홍 감독은 북중미행 확정 이후 동아시안컵부터 스리백을 시험대에 올렸다.
지난달 미국 원정 2연전에서도 스리백을 가동해 대표팀의 플랜A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모두 한국(23위)보다 높은 월드컵 공동 개최국을 상대로 무패의 결과를 내며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FIFA 랭킹 16위 미국에는 2-0 승리를 거뒀고 14위 멕시코와는 2-2로 비겼다.
대표팀 간판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수비의 중심을 잡는 것은 물론, 빌드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스리백 핵심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다만 후반부로 가면서 체력이 떨어지거나 교체 선수가 많아졌을 땐 집중력이 저하되는 모습이 보이는 점은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오픈 트레이닝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
홍 감독은 이번 브라질전을 앞두고 스리백 운용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런 것들을 지금 정해놓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전술은 감독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선수 구성도 중요하다”며 “스리백에 대한 선수들의 적응력을 키우고, 그 전술을 바탕으로 경기할 수 있느냐 시험하는 단계다. 더 강한 상대로 스리백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엔 지난달 합류하지 못했던 조유민(샤르자), 홍명보 감독의 첫 부름을 받은 2004년생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 등 중앙수비수 자원이 더해져 새로운 조합의 스리백 운용도 예상된다.
FIFA 랭킹 6위의 브라질은 명실상부 세계 최강이다. 마지막 월드컵 우승이 2002년 한일 대회에 머물러 있지만, 통산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에다, 내년 북중미 대회까지 23회에 걸쳐 한번도 빠지지 않은 유일한 ‘월드컵 개근’ 국가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지휘하는 브라질 대표팀의 이번 방한 멤버에는 공격수 네이마르(산투스)와 하피냐(바르셀로나), 골키퍼 에데르송(페네르바체) 같은 일부 스타 선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졌다.
하지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히샤를리송(토트넘),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아스널), 카세미루, 마테우스 쿠냐(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 빅리그 명문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한국은 역대 브라질 국가대표팀과 8차례 맞대결에서 1승 7패를 기록 중이다. 1999년 3월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게 유일한 승리다.
브라질과의 대결은 2022년 12월 카타르 월드컵 16강전(1-4 패배)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유일한 득점자인 백승호(버밍엄 시티)도 이번 리턴매치 나선다.
홍 감독은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 이재성(마인츠) 등 해외파 주축 선수들이 포함된 정예로 브라질과 맞선다. 중원의 지휘자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에서 회복해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와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도 지켜볼 일이다.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편 손흥민은 이번 브라질전에 출전하면 한국인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성인 국가대표로 데뷔해 15년 동안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로 활약해 온 손흥민은 지난달 10일 멕시코전에 교체 투입돼 자신의 136번째 A매치를 기록했다. 차범근·홍명보와 어깨를 나란히 한 손흥민은 브라질전에 나서면 137번째 A매치를 기록, 이 부문 단독 1위에 오르게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파라과이 친선경기에서 손흥민 A매치 최다 출전 달성 기념 특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기념행사엔 ‘레전드 올드 앤드 뉴 - 프롬 차, 투 손’(Legend Old & New - From Cha, To. Son)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차’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인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다. 차 전 감독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손흥민의 대기록을 축하하고 격려할 예정이다.
경기장 북측 광장에 ‘KFA 플레이 그라운드’에서는 손흥민의 대표팀 여정을 돌아보는 특별 포토존과 타투 프린터 이벤트가 운영되고, 기념 포스터도 배포된다. 플레이KFA MD 스토어에서는 머플러와 반다나, 응원 장갑 등 8종의 한정판 상품이 출시된다.
축구협회는 “이번 행사는 최근 발표된 2026 북중미 월드컵 공식 슬로건 ‘한계를 넘어 하나된 레즈’(Reds)와도 맞닿아 있다”면서 “손흥민의 137경기 여정은 한계를 넘어 도전해 온 한국 축구의 역사이며, 팬들과 하나 돼 만들어 온 성과라는 점에서 이번 슬로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