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긴 추석 연휴을 하루 앞뒀던 지난 2일, 코스피 시장에서 네이버의 주가는 전일대비 0.59% 내린 25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두나무의 자회사 편입을 호재로 지난달 29일 27만4000원을 종가로 피크를 찍은 후 3일 연속 하락함으로써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러나 추석 이후 상황 전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두나무를 품은 네이버'라는 강력한 수식어와 함께 그에 따른 풍성한 시장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긴 추석 연휴기간에도 단연 시장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 구도에 미치는 구도 뿐만 아니라 정부가 법제화를 추진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결제시장 전개 과정에서 네이버의 역할과 시장 규제 리스크의 돌파, 여기에 대해 미래 금융시장의 판도 변화까지 주목해야할 관전포인트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간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빅딜과 향후 나스닥 상장시의 몸값도 두 회사와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주주사들과 투자자들에겐 초미의 관심사다.
또한 네이버파이낸셜이 다시 네이버와 합병했을 경우 두나무 송치형 회장이 사실상 '포스트 이해진'의 역할을 맡게될 것이라는 네이버의 거버넌스 문제까지도 돌출되면서 많은 얘깃거리를 낳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논의 과정에서 네이버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탈 수도 있겠지만 올 4분기 시장의 핵심 관심사가 '네이버-두나무'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슈퍼앱의 출현, 디지털 금융시장 충격파 예고
'네이버-두나무' 결합이 본질적으로 강력함을 가지는 이유는 이미 강력한 시장 지배적 플레이너들끼리의 조합이라는 점 때문이다.
네이버의 금융사업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Npay) 브랜드를 중심으로 간편결제, 대출비교 등 금융플랫폼을 강화해왔다. 여기에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 비상장 주식 거래(증권플러스 비상장) 전문성이 결합되게 된다.
궁극적으로 네이버의 입장에선 쇼핑과 금융, 가상자산이 한곳에 모이는 명실상부한 슈퍼앱을 완성하게되고 이어 금융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디지털 금융 지배 사업자가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지난달 9일, 두나무가 서울에서 개최한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서 독자 개발한 '웹3 인프라' 브랜드인 ‘기와’(GIWA)를 공개했다. 기와는 ‘Global Infrastructure for Web3 Access’의 이니셜로 ‘누구나 쓸 수 있는 쉽고 가까운 웹3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으며 두나무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두나무는 '기와'를 발표하면서 ‘기와월렛’도 공개했는데 기와월렛 이용자는 월렛을 통해 가상자산을 보관, 송금, 관리할 수 있다.
이번 빅딜 발표전 두나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두나무의 미국 나스닥 상장(IPO)이었다. 하지만 단독 상장에 대한 전망이 녹록치는 않았다. 하지만 빅딜 발표 이후 돌파구 마련이 훨씬 수월해 졌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주식교환 발표 초반에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주가 교환 비율 전망에 대한 실망과 나스닥 상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외거래되고 있는 두나무의 주가가 일시 하락하기도했다. 하지만 이후 네이버파이낸셜로 상장했을 경우 2~3배로 몸값을 키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네이버의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내는 안정적인 캐시카우인 두나무가 네이버의 기업가치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호재로 시장은 인식하고 있다. 또한 이를 넘어 두나무를 품게됨으로써 네이버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았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해진의 네이버→송치형의 네이버?… 거버넌스 변화 가능할까
빅딜 발표이후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또 다른 핫 이슈는 네이버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포스트 이해진'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나리오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1대3으로 주식교환을 통해 빅딜을 마치게 될 경우 송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가 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송 회장이 주식교환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19~20%를 확보하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되고, 현재 1대 주주인 네이버는 2대 주주로 내려오게 된다. 그런데 향후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하는 시나리오까지 가정할 경우, 결국 송치형 의장이 이해진 의장을 제치고 네이버의 개인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시장 일각에선 아직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송 회장이 네이버 개인 최대주주가 될 수는 있어도 네이버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을 것이며 지금까지 유지해온 네이버의 기업문화에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송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의결권의 절반 이상을 네이버 측에 위임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편으론 이번 빅딜을 아예 송 회장의 엑시트로 보는 견해도 있다.
◆결국 합병비율 어떻게?… 시나리오 향배 결정
이르면 내달중 두 회사의 이사회가 이번 빅딜에 대한 안건을 논의한다. 현재 1대3으로 예상되고 있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교환비율이 최대 쟁점이자 관심사다.
양 사의 주식 교환은 특별결의 대상이기때문에 주총 출석 주주의 3분의 2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두나무가 빅딜을 성사시키기위해선 송 회장(25.53%)과 김형년 부회장(13.11%)의 지분 38.6%에 더해 기타 주요주주인 카카오인베스트(10.6%),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 등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타 주요 주주들을 설득하기위해선 역시 주식교환비율을 만족시켜야하는 것이 숙제다. 이 부분에 대해선 관측이 다소 엇갈린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접촉해 지분 매각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해당 주식교환비율이 눈높이에 맞아야할 것이란 예상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경쟁관계를 의식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2대 주주인 미래에셋그룹의 행보가 변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가 69%, 미래에셋그룹이 25% 지분을 보유 중이기때문에 이사회 결의의 문제는 없어보이나 두나무와의 주식맞교환을 위한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효과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 반독점 등 여러 규제리스크, 꽃길만은 아니다
거대 플랫폼과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의 결합은 필연적으로 시장의 독과점 논란을 낳게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시장에 믿을만한 플레이어가 탄생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한편으론 '가상자산기업을 산업자본이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새로운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아직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등 국내 가상자산 관련 법과 제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에 대한 규제 방향이 합병 이후 통합 법인의 사업 계획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금융 당국으로선 더욱 강력해진 거대 금융빅테크 기업의 출현에 따른 금융 시스템 안정성 측면을 고려해야하는 문제가 생긴다.
올해 2월 두나무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 위반 ▲고객확인 의무(KYC) 및 거래제한 의무 위반 등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위반에 따른 강력한 제재 결정을 받았다.
FIU는 두나무에 대해 ▲기관 제재 영업 일부 정지 3개월 ▲임직원 제재 대표이사 문책경고, 준법감시인 면직 등 임직원 9명 신분 제재 ▲과태료 (추후 결정 예정) 제재를 결정했다.
이후 두나무측이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 들어갔으며, 제재 집행정지를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FIU가 통보했던 3개월간의 영업 일부 정지 조치(신규 고객 가상자산 입출금 제한)의 효력은 본안 소송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두나무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가 중요 쟁점이다.
현재로선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도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빅딜에 따른 사업 모델을 구상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FIU가 두나무에 부과하는 과태료 수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 과태료 규모는 500억~수천억원 사이로 예측이 분분하지만 결과적으로 과태료 수준이 클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에 불리한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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