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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 전략 바꿔놓은 '면역 브레이크'에 노벨 생리의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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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브렁코·램즈델, 日 사카구치 공동 수상
면역세포가 정상세포 공격 막는 원리 밝혀
T세포 조절해 암·자가면역질환 치료 시도
일본 노벨상 벌써 30번째... 의학상만 6명


6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가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면역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 원리를 밝힌 메리 브렁코 미국 시스템생물학 연구소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화면 속 사진 왼쪽부터), 프레드 램즈델 미국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과학 고문,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스톡홀름=AP·뉴시스

6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가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면역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 원리를 밝힌 메리 브렁코 미국 시스템생물학 연구소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화면 속 사진 왼쪽부터), 프레드 램즈델 미국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과학 고문,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스톡홀름=AP·뉴시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지 않도록 막는 ‘면역 브레이크’ 원리를 알아낸 미국‧일본 면역학자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메리 브렁코 미국 시스템생물학 연구소(ISB)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 프레드 램즈델 미국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과학 고문,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교수를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위원회는 “이들은 면역체계가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핵심 과정을 밝혔고, 이는 면역질환에 대한 이해와 치료 전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 몸은 세균과 바이러스, 이물질 같은 외부 침입자에 맞서 싸우는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 침입자를 공격해야 할 면역세포가 체내의 정상 세포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면 자가면역질환을 앓게 된다. 류머티즘 관절염과 1형 당뇨병, 원형 탈모 등이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과거엔 면역체계가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걸 막는 기전을 ‘중심 관용(central tolerance)’ 개념으로 설명했다. 면역세포(T세포)가 만들어질 때 특정 기관(흉선)에서 정상 조직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면역세포를 미리 제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과한 면역세포도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킬 수 있음이 확인되면서 중심 관용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른 기전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

1995년 사카구치 교수는 정상 생쥐의 면역세포 중 일부가 다른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조절 T세포’라고 이름 붙였다. 이후 2001년 브렁코 매니저와 램즈델 고문은 쥐 실험에서 특정 유전자(FOXP3)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조절 T세포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자가면역질환에 취약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FOXP3 유전자가 자가면역질환 발병을 결정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걸 알아낸 것이다.

이들의 연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는 물론, 암 정복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암세포는 조절 T세포를 방패처럼 악용해 면역체계가 종양 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종양 주변에 조절 T세포가 많이 모이면 암세포를 공격하려는 T세포의 활동도 억제된다. 이 원리로 조절 T세포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자가면역질환과 암을 정복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일 땐 조절 T세포 기능을 강화하고, 암 치료에선 반대로 억제해 종양에 유리한 환경을 무너뜨리는 식이다. 위원회는 “수상자들의 발견을 바탕으로 현재 암과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여러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며 “치료법 중 일부는 현재 임상시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카구치 교수의 수상으로 일본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6명으로 늘었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1949년을 시작으로 올해가 30번째다. 물리학상 12명, 화학상 8명, 문학상 2명에 평화상도 2번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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