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이미지(좌)와 생성 이미지. 나노바나나에 ‘귀멸의 칼날’에 나오는 인기 캐릭터인 ‘아카자’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실물 피규어 사진을 생성해 달라고 지시했다. 참고 이미지의 디테일이 생성한 이미지에도 잘 반영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생성형 인공지능이 이미지 작업 영역도 넘보며 다양한 관련 서비스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사용자의 주목을 받은 서비스가 있다. 바로 ‘나노바나나’다. 공식 이름은 ‘구글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 이지만, 사용자 사이에서는 정식 출시 전 불리던 나노바나나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나노바나나 이전에 쓰이던 기존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모델들도 그럴듯한 이미지를 어렵지 않게 만들어 낸다. 그러나 수정이 불가능하단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예컨대 인공지능이 만든 사진에서 옷 색상을 바꾼다거나, 표정을 바꾸고 싶어 수정을 지시하면 아예 다른 사람이 튀어나오는 식이다.
나노바나나는 생성형 인공지능 이미지의 일관성 문제를 극복하며 ‘작업 수정이 가능한 생성형 모델’로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취미 커뮤니티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아직 상품화되지 못한 ‘최애캐’(가장 선호하는 창작물 속 캐릭터)를 입체 피규어처럼 만드는 이미지 생성에 사용되며 입소문을 탔다. 인공지능이 아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지만, 사용자가 제공한 이미지 속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해 일관성 있는 생성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다.
나노바나나로 한겨레 캐릭터 겨리와 머그컵을 합성해 생성한 이미지 |
이미지 수정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자연스럽게 나노바나나가 대표적인 이미지 편집 도구인 포토샵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포토샵에도 생성형 이미지 도구가 들어 있지만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간단한 이미지 편집 작업에서 나노바나나와 포토샵의 사용성을 비교해 봤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작업 중 하나인 ‘인물 제거’를 시켜봤다. 나노바나나 포토샵 모두 첫 작업 지시는 텍스트로 진행했으나, 포토샵에서는 전혀 엉뚱한 이미지가 생성돼 수정할 영역을 브러시(포토샵 도구)를 이용해 지정하는 식으로 작업 방식을 수정했다. 나노바나나는 중간에 없던 인물을 만들기는 했으나 자연스럽게 인물을 지웠다. 포토샵에서는 인물의 팔이 부자연스럽게 길어지거나 얼굴이 뭉개지는 등 쓸 수 없는 결과물이 나왔다.
머그컵에 로고를 얹는 작업도 진행해 봤다. 나노바나나에서는 두장의 이미지를 올려 조합하라고 지시했다. 10초가 채 안 걸려 자연스럽게 합성된 이미지가 나왔다. 특히 머그컵의 빛 반사 부분이 로고 위에도 자연스럽게 표현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포토샵 생성형 기능만으로는 합성이 어려웠으나, 포토샵에서 제공하는 일반 도구를 활용해 유사하게 만들 수는 있었다.
기본적인 이미지 작업 중 하나인 배경 제거를 시켜봤다. 배경 제거의 난도를 높이기 위해 하얀 배경에 흰 털이 섞인 고양이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컴퓨터에서 이미지를 작업할 때 배경을 제거하면 ‘투명함’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흰색과 회색의 격자 패턴이 나오는데, 나노바나나가 수정한 이미지는 그 패턴 자체를 그렸다. 중간에 찌그러진 패턴이 보이는 이유다. 다만 흰색 배경에서 고양이를 분리하는 작업은 잘 수행했다.
마지막으로 고양이가 머그컵을 들고 있는 이미지를 합성했다. 나노바나나가 생성한 이미지 속 고양이는 컵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들고 있고 그림자 표현도 자연스러웠지만, 다리가 여섯개다. 프롬프트를 수차례 바꿔서 지시해도 비슷한 결과물이 나왔다. 포토샵으로 작업할 때는 한쪽 다리만 지정해 컵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바꿔 달라고 지시했다. 컵에 발을 짚고 있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자연스럽긴 했지만 원하는 머그컵 이미지를 넣으려면 추가로 디테일을 잡는 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전문가는 포토샵, 일반인은 나노바나나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해 봤을 때 나노바나나는 탁월한 일관성 유지 능력을 보였다. 포토샵의 생성형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일관성과 생성능력은 나노바나나에 비하면 아쉽게 느껴졌으나 포토샵의 기존 이미지 편집 도구와 조합해서 사용했을 때는 쓸모가 많았다.
업계에서는 아직 인공지능이 포토샵 등 편집 도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본다.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모씨(32)는 “인공지능으로 이미지를 만들 때 디테일 하나하나를 프롬프트로 잡긴 어렵지만, 포토샵은 세밀하게 수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인공지능이 충분히 포토샵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켓워치 등 외신에 보도된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어도비의 단일 앱 사용자들이 구독을 끊고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 어도비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해 ‘전체 앱 플랜’을 쓰는 전문가는 어도비에 남겠지만 포토샵처럼 한가지 앱만 필요한 일반 이용자는 어도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이미지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포토샵 대비 압도적으로 편리하고 저렴하다.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경쟁자가 없다시피 했던 어도비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한 대체 가능성에 대해 시장에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며 주가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어도비 주가는 올해 들어서 약 30% 이상 하락했다.
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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